한국일보

일본 평정한 이승엽, 메이저리그 올까?

2006-07-1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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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일본리그에서 톱타자로 우뚝 서며 메이저리그 진입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전반기를 마친 현재 센트럴리그 타격 3위(0.323), 최다안타 2위(109개), 타점 4위(64개), 장타율 2위(0.638), 득점 1위(70개)에 오르며 일본 진출 3년만에 사실상 일본 야구를 평정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요미우리에 잔류하느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승엽은 이미 지난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홈런 5개, 10타점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일본리그에서 타율까지 3할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완벽한 타자로서 메이저리그 구단에 군침을 흘리게 하고있다.
이승엽은 지난주 야후 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으로 부터 3년간 2천100만 달러를 받을 만한 재목이라고 평가받은 바 있다. 3년간 2천100만 달러는 일본 최고의 타자 마쓰이 히데키가 양키즈에 입단 당시 받은 금액으로 이승엽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승엽은 3년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상당히 신중한 자세로 임했다. 형편없는 몸값 제시에 자존심이 상한 이승엽은 불확실한 메이저리그 보다는 일본리그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번에도 이승엽은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를 저울질 하고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계속 뛴다면 요미우리에 남고 싶다며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를 동일한 위치에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파격적인 몸값 제시, 양키즈 같은 명문 구단의 러브콜이 없이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예상이다.
이승엽은 마쓰이 히데키를 기준으로 평가했을 경우 연봉 5백만달러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히데키는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3년반 동안 연평균 홈런 23방, 타율 2할9푼5리를 기록했다. 매우 안정된 타격감각을 과시했지만 홈런파워에서 7백만불을 받을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승엽 역시 아시아에선 홈런왕이지만 마쓰이가 메이저리그 첫해에 홈런 16방에 그쳤듯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는 또다르다. 일본리그에서 이승엽은 첫해 홈런 14개에 그쳤다. 이승엽에 선뜻 연봉 7백만불을 제시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이승엽은 일단 삼성잔류보다는 일본을 택했듯 더 큰 포부를 펼치기 위해 미국 진출을 타진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이승엽은 배리 본즈, 데이빗 오티즈 등 슬러거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 보다는 일본리그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지난 3년전에도 그랬듯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생각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승엽은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 푸대접을 받은 바 있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제 값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미국 진출을 노릴리 만무하다.
특히 요리우리 같은 부와 명예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구단에서 그것도 4번타자 자리를 버리고 험난한 모험이 기다리는 메이저리그 행을 결정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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