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리의 응원

2006-06-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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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포츠팬으로 한국 사람들의 열정을 따라갈 국민이 없다. 한국사람들을 그처럼 단결시켜 열광적인 응원단으로 만든 요소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세계에서 제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월드컵 축구시합에서 한국이 스위스한테 패하던 그 순간 남한 전국민이 동시에 애통하며 슬픈 얼굴들로 바뀌는 장면이 너무도 인상적이다.
연합통신 뉴스는 “월드컵 응원으로 남한 사람들의 열정을 따라갈 사람들이 없다. 가장 소리를 크게 내며 열정적으로 응원한다”라고 코멘트 하였다. 맞다. 붉은 악마들의 응원은 어느 나라 누구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축구에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서, 한국사람들의 범국민적 축구 열정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60만명의 군중들이 서울광장 한자리에 모이고, 왜 보통 사람들이 얼굴에 페인트칠을 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새벽 4시에 텔리비전을 보면서 함성을 지를까?
미국 신문이 한국 월드컵 축구팀이 패한 순간 서울에서 한 중년 남자가 거리에서 바지를 벗으면서 시위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들은 거리의 응원꾼들을 보면서 경쟁사회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 돌출적인 행동은 유교적인 전통과 억제된 문화에서 벗어나면서 외면에 나타내는 사인이라고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거리에 나가서 몇시간 정도 함께 파티하며 즐기는 구실이라고 한다. 어떠한 동기이든 간에, 거리의 응원단 물결은 군중의 힘이 자아내는 섬뜩함을 반영한다.
스테디엄의 대형 스크린에 비쳐진, 함성과 비명을 지르는 모습에서 자신보다 큰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을 때 집단 속의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축구게임으로 단결된 한국사람들이 세계사람들에게 보여준 단결의 모습이다.
남한사람들과 북한사람들이 한 민족이라는 증거를 나는 가지고 있다. 그들은 DMZ로 분단되어있지만 DNA로 단결되어 있다. 북쪽에 있는 한국사람들도 남쪽에 있는 그들의 형제자매처럼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5년 6월 북한 축구팀은 홈게임을 타이랜드에서 하였다. 축구연맹은 게임을 평양에서 방콕으로 옮기고 게임에 대중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이러한 결정은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북한 팀이 이란에 졌을 때 평양에서 일어났던 폭동 때문이었다.
이란이 2-0으로 이기고 있었던 85분 시점에서 북한 선수 남성철이 이란 쪽 골로 달리다가 넘어졌을 때 폭동이 일어났다. 심판이 북한 쪽에 페널티 킥을 주지 않았다고 북한 팀 전체가 동시에 심판을 향해 달려가 덤볐다. 팬들은 의자를 부수어 필드로 던졌다. 병과 돌을 던지며 북한 사람들은 이란 팀의 버스를 둘러쌌다. 경찰들이 이란선수들과 심판관들이 호텔로 돌아오게 하는데 두 시간이나 걸렸다. 이것이 북한 판의 거리의 응원이었다.
나는 이 두 열광적인 한국이 합쳐져 하나의 열광적인 한국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 통일이 되어 하나가 된 그들은 ‘붉은 악마’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북한 쪽이 ‘Red’를 남쪽이 ‘Devils’를 간직하면 되겠다.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팬들이 서울과 평양거리에서 하나된 한국축구팀을 응원할 것이고, 북쪽 압록강에서부터 남쪽 제주도까지 국민들은 열정적으로 응원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현재 한국 팬들을 시끄럽다고 생각한다면, 통일을 기다려 보라.

그게 이렇습니다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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