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재응의 탬파베이 행, 실보다는 득

2006-06-2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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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이 다저스와의 궁합 맞추기에 실패했다. 서재응은 27일 다저스에서 전격 방출, AL 동부조 꼴찌팀 탬파베이로 트레이드 되는 수모를 겪었다. 최희섭에 이어 한인 선수가 2년 연속 수모를 겪은 다저스는 최희섭으로보나 서재응으로 보나 기회의 땅이 아니라 무덤이 되고 말았다. 최희섭의 경우 한인 밀집지역에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잇이 몰아쳐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작용했지만 서재응은 우승에 굶주려 있는 구단측의 압박에 희생된 사례였다. 서재응은 올시즌 2승4패, 방어율 5.78 기록을 냈다. 내치기에는 애매한 기록이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자이언츠로 옮겨온 맷 모리스 역시 올시즌 2주전까지 3승7패, 방어율 5점대 중반을 웃도는 기록을 내고도 끄덕없이 버티고 있다.
지난해 멧츠에서 8승2패, 방어율 2.59기록을 내고 다저스로 옮겨온 서재응은 올시즌 10차례 선발등판 포함 19경기에서 2승밖에 건지지 못하고 방어율이 5점대 중반까지 치솟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NL 서부조에서 반게임차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다저스는 서재응의 슬럼프를 참아내기에는 너무 갈길이 바쁜 팀이다.
절묘한 컨트롤, 컷 패스트볼 등 변화구에 의존하는 서재응은 지난 5월 중순 대 자이언츠 전에서 6이닝 1실점, 김병현과의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반짝 선전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5월말 대 워싱턴 전에서 2 2/3이닝동안 6실점 당한 뒤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 6월초 부터 불펜으로 밀려나며 사실상 감독의 눈에서 벗어났다.

서재응의 다저스 잔류 실패는 재응의 성적보다는 우승 가뭄으로 초조해진 다저스와의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콜레티 단장을 새로 영입, 우승을 위한 포석으로 갈시아파라, 서재응, 뮐러, 로프튼, 퍼칼 등을 새로 영입, 팀 칼러를 쇄신했다. 그러나 시즌 초 갈시아파라, 간예 등의 부상으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한 데다가 탐코 등의 부상으로 선발 투수진 마져 와해,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새 팀에서 정착을 위한 과도기를 맞고 있는 서재응으로서는 토양이 맞지 않았다. 김병현이 우여곡절 끝에 콜로라도에서 새둥지를 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AL 동부조 꼴찌 탬파베이는 서재응으로서는 오히려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카고 컵즈에서 플로리다 말린즈로 트레이드 되어 단 2달만에 홈런 15개에 도달했던 최희섭이 다저스에서 죽을 썼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재응의 다저스 행은 서재응으로서는 여러모로 악재였다. 아무튼 콘트롤이 날로 날카로워지고 있는 서재응은 다저스에서의 방출에도 불구하고 앞날은 밝다. 탬파베이에서 특급 투수로 거듭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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