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속의 한국인

2006-06-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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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세미나를 인도하러 이제까지 30여개국을 다녀왔다. 외국에 갈 적마다 느끼는 것은 한국 사람들이 세계 도처에서 신앙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교육적으 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12월말 현재 1만4,012명의 선교사들이 세계 각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고, 삼성, LG, 현대, 대우 등의 간판은 어느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유학생들이 많은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다.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이제 한국은 세계와 더불어 함께 성장하고 함께 발전하여야 한다.
외국에 입국할 때면 출생지와 국적과 현주소를 써야 한다. 입국 서류를 쓰면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나의 국적은 미국이고 현주소도 미국이지만 나의 출생지는 한국이며 나는 한국계 미국시민(Korean-American)이다. 그래서 입국 수속을 할 때 한국에 가면 외국인 줄에 서야 하고, 미국에 오면 시민권자와 영주권자가 서는 줄에 선다. 나의 정체성은 미국 시민으로서 한국인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인으로서도 살아야 하고,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로서 미국의 법과 질서를 지키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살아야 한다.
세계 속의 한국인은 세계 각국에서 그 나라의 법과 질서를 지키며 그 나라의 국익을 위하여 한국인으로서 살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LA 다울정과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독특한 붉은 옷을 입고, 얼굴에 분장을 하고 한인들끼리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만 이기라고 응원하는 모습을 볼 때, 과연 이렇게 하여야만 옳은 일인가 의문이 갔다.
우리 끼리만의 승리, 우리 끼리만의 민족주의, 민족 고립주의가 과연 한인사회와 대한민국에 유익하겠는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사는 미합중국 안에서 유독 “대-한민국”만 이기라고 외치면서 거리응원을 할 때 과연 함께 살고 있는 다른 민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미국 정부 당국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만의 “대-한민국”이 미주한인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까? 월드컵을 응원하는 방법이 이런 방법밖에는 없을까? 우리만의 민족주의가 과연 한국의 세계화와 세계 진출에 어떤 도움이 될까? 많은 우려가 된다. 모든 일에는 지혜와 절제가 있어야 한다.

김정복
목사·WMC
기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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