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생들이 하루 평균 3명꼴로 자살하거나 상습적으로 자해 행위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대학생 뿐 아니라 중·고교생은 물론, 점차 초등학생에게도 급속히 확산돼 한인 학부모들 역시 자녀의 행동이나 작은 변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 소아학회지와 발달심리학회지에 각각 실린 최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코넬과 프린스턴대 재학생 2,875명을 무작위 선정해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17%)꼴로 자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70%는 반복적으로 자해한 적이 있으며 여학생(41%)이 남학생(14%)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자해 경험 학생의 21%는 자신이 의도했던 것보다 심하게 자해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반복적인 자해 경험자의 절반 이상이 성적,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반복적 자해는 자칫 자살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제드(Jed) 재단의 가장 최근 통계인 2001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살하는 대학생은 하루 평균 3명, 연평균 1,100여명에 달하며 미 대학생의 1.5%는 최소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뉴욕 일원의 우수 학교로 손꼽히며 한인학생들도 다수 재학하는 한 고등학교에서는 올 초 12학년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에도 12학년생이 자살한 바 있어 학생과 교사들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학생들의 자해 행위는 자신의 몸을 칼로 긋거나 물어뜯기, 불로 지지기, 멍들게 때리기, 뼈 부러뜨리기, 살집 뜯어내기, 머리카락 쥐어뜯기 등 다양하며 고통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자신의 존재 재확인을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의 자해 또는 자살시도 여부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사전 예방이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따라서 학생 스스로 학업 스트레스나 경쟁에서 비롯된 패배감이나 우울증, 또는 이성 관계에서 비롯된 슬픔과 분노 등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민이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거나 가까운 사람과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녀가 믿고 찾을 수 있는 1순위 대상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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