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위잉~’ 공기를 가르는 비행기 소리와 함께 초등학생 크기만한 모형 비행기가 눈앞에 나타났다.
날개를 360도 회전시키며 원을 그리고 도는 롤링 사이클을 비롯 비행기를 수직으로 세우는 기술인 호버까지 구사하는 모형 비행기는 국가 공휴일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쇼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모형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를 바라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성인도 구사하기 힘들다는 고급 기술을 구사하는 조종사는 다름 아닌 한인 남자 어린이였던 것이다.
사람이 다가가는 줄도 모른 채 눈동자 한번 깜박거리지 않고 비행기를 응시하고 있는 어린이는 바로 미 동부 모형 비행기 클럽에서 천재 비행 소년으로 불리는 뉴저지 두먼트에 거주하는 4세 한인 남자 어린이 저스틴 지(한국명 지재석)군.
저스틴은 2002년 7월21일 생으로 아직 만 4살도 되지 않았다.
기계 공학도인 베니 지(한국명 지상용)씨와 산드라 지(지수형)씨의 외동아들로 부모에게 어리광이나 부릴 나이에 불과하다.하지만, 모형 비행기 조정관을 손에 잡으면, 눈이 초롱초롱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아직 말도 서툰 4세 아동이 어느새 비행 전문가로 변해 있는 것이다.
저스틴은 태어난 지 1년 반 만인 2004년 초 생애 처음으로 모형 비행기 조정관을 잡았다.
젊은 시절부터 모형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 베니씨가 컴퓨터 가상 비행 조정관을 장난감 선물로 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는 당시 저스틴이 울지 않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었을 뿐 조정을 가르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베니씨는 “어느 날 비행 조정관을 만지는 아이를 봤는데, 컴퓨터상의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고 잘 날고 있었다. 더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아이가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이에 베니씨는 저스틴에게 계속해서 모형 비행기 조종과 친해지도록 가상 비행을 하도록 했으며 지난 2005년 초 처음으로 가상 비행을 완벽히 해냈고 2005년 6월 최초로 실제 모형 비행기를 가지고 처녀비행을 시도하게 된다.
베니씨는 “처음 처녀비행을 시도했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작은 손으로 4개나 되는 비행 조정관을 가지고 자기만한 비행기를 조종하는 저스틴은 당시 무선조정 클럽에서 큰 화제였다”고 전했다.이후 저스틴은 버겐카운티 무선조정 모형비행클럽(BCMA)과 라크렌드 카운티 무선조정 클럽
(RCRC)에 가입해 아버지와 함께 정기적으로 무선조종을 해왔고, 지난 21일 뉴욕 라크랜드 카운티에서 열린 모형 비행기 시범 행사에는 시범 비행 조정사로 참가해 완벽한 비행 조종으로 관람자들과 참가자들로부터 찬탄을 들었다.
베니씨는 “아직 저스틴이 어리고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좋아 모형 비행기 조종을 하고 있다. 모형 비행기 조종 경우 전문직이 아닌 일반인들의 취미 생활이기 때문에 이 분야로 진출 시킨다는 것보다는 이를 통해 아이에게 집중력과 섬세함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
했다. 그는 이어 “모형 비행기 조종은 조종을 직접 하는 본인이나 관람자 모두에게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큰 만족감을 주는 스포츠이다”며 “이에 저스틴에게 강한 훈련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라 모형 비행기 조종을 가족 간의 화합과 아이의 인성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싶
다”고 전했다.
<윤재호 기자> jhyoon@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