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리 일깨워주는 길잡이
법정스님 지음
이 책 ‘맑고 향기롭게’는 그동안 발표한 산문집에서 법정 스님이 직접 가려 뽑은 50편의 글이 담겨있는 대표산문집이다. 산중 생활에서 길어 올린 명상과 사색이 특유의 계절적인 감성과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하는 영혼의 부름에 대한 화답을 제시한다.
첫 산문집 ‘영혼의 모음’을 시작으로 ‘무소유’ ‘서있는 사람들’ ‘말과 침묵’ ‘산방한담‘ ‘물소리 바람소리’ ‘텅빈 충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버리고 떠나기’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오두막 편지’ ‘홀로사는 즐거움’ 에 이르기까지 법정스님의 산문은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영혼의 피안처가 되어 왔다.
세상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날카로운 현실 감각과, 절대 진리의 세계를 가리켜 보이는 초월적인 혜안이 그의 글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문학적인 수식과 꾸밈이 아닌 실천하는 삶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그의 글들은 삶의 진리를 일깨우고 길을 찾는 이들의 스승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언가를 성취했으나 허전하고, 풍요롭지만 빈곤하며, 많은 이들 가운데 있으나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밖’보다는 ‘안’을 들여다보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일깨운다.
순간순간 갈피마다 겹겹이 쌓였던 사연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단 한순간으로 압축되어버리는 지나간 시간의 어이없음과 허둥대고 실수 투성이인 현실의 삶, 미래를 막연한 두려움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법정스님의 말씀은 우리 삶의 자세에 대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삶에는 이유도 해석도 붙일 수 없다. 삶은 그저 살아야 할 것, 경험해야 할 것, 그리고 누려야 할 것들로 채워진다. 부질없는 생각으로 소중하고 신비로운 삶을 낭비하지 말 일이다.
머리로 따지는 생각을 버리고 전 존재로 뛰어들어 살아갈 일이다. 묵은 것과 굳어진 것에서 거듭거듭 떨치고 일어나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시작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끌어 내고 형성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