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자 사모 신앙수필/그래, 니 맘 내가 안다

2006-05-1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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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아파도 괴로워도 우리는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참는 것이 힘들어서 “하나님~” 부르면 어느새 다가와 “그래, 니 맘 내가 안다” 위로해 주십니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으려니 사람이니까”하고 내 마음에서 그들을 놓아줍니다.화창한 봄 날, 개미가 단체로 코끼리 동산으로 소풍을 갔답니다. 드디어 코끼리 동산에 올라와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림으로 그려 보라고 했더니 한 놈도 코끼리를 제대로 그린 개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각조각 그림은 달라도 그게 전부 코끼리가 맞긴 맞습니다. 바라보는 눈이 무척 중요합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어느 쪽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 다름의 정도는 너무 커서 때로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입니다. 바라보는 눈에 따라 분노가 소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기도 합
니다. 죽을 일이 살 일로 변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길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한 마디 말보다 행동을 먼저 하는 사람이 있고 행동은 뒤처지지만 늘 마음만은 믿음과 사랑의 깊이가 깊은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개미가 코끼리 모습을 보고 그리듯 일을 하다보면 사람들은 오해와 이해 사이를 왕복하게 됩니다.
저도 누군가를 오해할 때가 있고 누군가로부터 오해 받을 때가 있는데, 빨리 당사자와 대화로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어떤 건 힘들지만 모르는 척 말을 하지 않고 잠잠히 무릎을 꿇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엔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하지만, 내 생각을 죽이고 내 자존심과 의지를 꺽은 뒤, “주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으며 인간의 지혜나 경험으로는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그냥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절망 속에서도 예수님을 바라보는 사람, 환경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해결책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의 별명이 “울보공주”, 나는 눈물이 많습니다. 아니 눈물을 사랑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흘린 눈물만큼 주님의 심정을 그리고 인생의 깊이를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존심이 바닥까지 추락해본 사람은 눈물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압니다. 가시처럼 아파도 눈물은 그 아픔을 씻어 오히려 편안하고 아늑하게 가난한 내 영혼을 치료해 줍니다. 그 눈물이 내겐 성도들을 긍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나는 솔직해서 자유롭고 참 많이 행복하지만 손해 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잘못할 수 있지만 누구나 솔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쓰실 때 완전한 자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겨자씨만한 작은 장점을 보고 그것을 쓰시는 하나님이기에 위로를 받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람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하나님뿐만 아니라 사람도 기쁘게 만드는 것을 봅니다. 그들의 겸손한 섬김과 온유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마음의 창을 열고 하루에 세 번씩 하나님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나의 가슴속엔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부흥에 대한 열망이 가득합니다. 그 열망을 개미가 보고 그렸던 코끼리처럼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하나님께 영적인 주파수를 맞추어야겠습니다. 라디오에 주파수가 맞지 않으면 잡음이 많이 나서 무슨 소리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주파수를 정확히 맞추어야 라디오 소리가 잘 들리듯, 영적 주파수를 하나님께 맞추면 하나님의 음성이 선명하게 들립니다. 오늘도 마음의 창문을 열고 “주님”하고 불러봅니다. “오냐, 내가 여기 있다. 그래, 내가 니 맘 안다” 안아 주시고 눈물을 닦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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