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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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달러 하락·고금리 한인 경제 허리 휜다

2006-04-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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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가정경제가 고유가·달러 하락 ·고금리의 3중고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5일 워싱턴 메트로 일대의 보통개스 값 평균이 전날보다 2센트 오르면서 3.01달러로 드디어 3달러 선을 돌파한 반면, 원·달러화 환율은 이번주 들어 서울 환율시장에서 1달러당 930원 대까지 떨어졌었으나 25일 금융당국의 개입에 따라 945원으로 마감됐으나 추가 하락 압력은 여전히 상존하는 상태다.
또한 연방기금 금리도 지난달 4.75%로 오르면서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변동금리 모기지를 얻은 가정의 경우 금리의 상승에 따라 최근 월 페이먼트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유가·환율·고금리의 3중고는 한인 비즈니스뿐 아니라 한인 가계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다음은 최근의 3중고에 따른 각 한인 업계의 현황들이다.
▲식품점: 메릴랜드 콜럼비아 소재 식품도매 업체 리브라더스(대표 이승만)의 유영운 구매부장은 25일 “취급 상품 중 품목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산이 50~60%나 되며, 한국산 식품의 경우 타국 제품으로의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화 절상은 곧바로 도매공급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원화 가치가 오른 뒤 수출된 한국산 식품이 도착하는 한달 뒤 시점부터 도매공급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입식품의 원가상승 압력과 함께 개솔린값 오름세는 더욱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중교통 수단이 미약한 미국에서 자동차를 굴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개솔린값이 오르면 대부분의 가정에서 바로 식대, 문화비 등에서의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기지 월 페이먼트가 오르고, 식품값 역시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업계: 한국의 수출업체들은 그간 “달러당 930원까지 원화가 오르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왔다.
따라서 한국산 상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수입 전문 무역상의 경우 현재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맞아 문석호 무역협회 미주본부장은 25일 “환율 변동에 따라 한국의 많은 수출업체들이 수출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는 이번 기회에 한국산 수입상품의 디자인과 품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수입품의 가격상승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가이드했다.
반면 미국 상품을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호기이므로 한국에 대한 수출 쪽으로 무역업체들이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여행사: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원화 강세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이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인의 미국 관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난데일 A 한인 여행사의 대표는 “지난 11월 이후 대한항공 요금이 이미 170달러 오른 상태지만 그렇다고 아직 한국을 찾는 한인 숫자가 들어줄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달러 약세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매력이 약화되는 현상이 지속되면 한국 방문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송업계: 택시 등 교통·운수 업체들은 개솔린값의 상승으로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를 당장 이용료 인상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애난데일의 택시 운전사 A씨는 “회사에 내는 사납금은 일정한 반면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익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개솔린값이 계속 올라도 회사 측이 택시 요금을 올려 주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곤란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는 유학생 등의 생활도 환율변동과 개솔린값 상승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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