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디지로그 선언

2006-04-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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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지난 50여 년 간 한국 문화를 앞서 읽고 화두를 제시해온 우리시대 최고의 지성 이어령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디지로그 시대의 개막’을 이 책에서 선언한다.
‘신바람 문화’ ‘신한국인’, 서울올림픽 때의 ‘벽을 넘어서’를 비롯해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 ‘새천년의 꿈, 두손으로 잡으면 현실이 됩니다’등의 활기차고 밝은 미래를 여는 키워드와 슬로건을 만든 저자가 ‘디지로그’라는 신문명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디지로그(Digilog)라는 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하나로 합친 말이다.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 혹은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첨단기술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디지털을 아날로그 어금니로 씹으며 그 맛을 음미하게하는 퓨전기술 디지로그, 디지털의 사이버 문화와 아날로그의 공동체 정서를 이어주는 디지로그 파워가 새로운 희망의 키워드가 될 수 있음을 우리의 식문화, 중국고전, 문학, 철학의 세계를 넘나들며 화려한 말솜씨로 우리를 설득한다. 한국인, 한국사회가 가진 디지털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기질을 정리하고, 우리의 장단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왜 지금 디지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여 설명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트와 아톰, 클릭과 브릭, 가상현실과 실제현실, 정보네트워크와 물류 등 IT시대의 도래와 함께 나타난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명의 ‘벽을 넘어’ 신개념을 구축하는 이 책은 오늘날 전개되고 있는 인터넷 사회의 한계를 진단하고 앞으로 다가올 후기정보사회의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의식구조, 생활, 지식, 경제,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문명의 변동을 일관하는 이어령의 ‘디지로그’는 기업인, 청소년, 학생, 주부, 노년층, 전문직, 지식인 등 세대와 직업을 가로질러 우리가 사는 지금의 좌표를 확인하고, 행동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적어도 이 책은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음의 새삼스러운 확인과 빠르게 확산되고 스며드는 디지털 문명에 대한 대처와 생소한 디지털 관련 용어의 물살에서 중심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어령 지음

윤선옥/동아서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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