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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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부동산 투자‘썰렁’

2006-04-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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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주택구입 규제 완화 불구

한국정부의 지난 3월 해외주택 구입 규제 철폐가 워싱턴 지역의 부동산 투자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기대가 사그라지고 있다.
워싱턴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외환 자유화 조치로 주택 구입 등이 활발해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문의도 뜸하고 실제 구입 건수도 저조한 편이다.
뉴스타 부동산 오문석 사장은 “한국으로부터 주택 문의는 몇 건 들어오고 있으나 기대치보다 훨씬 못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와이컷의 써니 리씨는 “외환 거래 규제가 있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구입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많았는데 정작 자유화되자 문의가 줄어들었다”고 사정을 전했다.
이에 비해 LA, 캐나다 밴쿠버등 서부권에서는 투자 문의가 비교적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지 등을 통한 한국에서의 부동산 구입 상담이 상당히 늘었다는 것. 밴쿠버에서도 실제 거주용 주택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서부권에 비해 워싱턴에서의 투자 문의가 활발하지 못한 이유로 거리라는 지리적 요인을 꼽는다.
메릴랜드 전문 부동산 회사 김연환 대표는 “투자자 입장이라면 기왕이면 LA, 밴쿠버 등 한국과 가까운 지역에 투자해야 한번이라도 더 방문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LA등지에서의 투자붐도 워싱턴 보다는 활발하나 당초 기대치보다는 떨어지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행 발길을 묶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정부의 외환 자유화 조처에 대한 불신과 급변하는 환율이 꼽히고 있다.
외환 규제는 풀렸다지만 막상 해외로 돈을 갖고 나가 투자하다 혹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겠느냐 하는 불안감이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외환 자유화 발표 직후 금융당국이 불법이나 편법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한 혐의가 짙은 8천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외환거래 내역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돼 찬물을 끼얹었다.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계산도 해외 부동산 투자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요인이다. 최근 원화는 달러 대비 950원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부동산을 서둘러 살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투자자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투자 붐과 함께 워싱턴이 매력적인 투자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코암 부동산 김명욱 대표는 “미국 부동산 구입에 대한 한국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고 투재 재원도 확보돼 있었다”며 “대미 투자에 대한 불안감만 해소되면 투자 문의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문석 사장도 “지금은 관망기이지만 투자환경의 불확실성만 제거되면 좋은 학군과 주거환경을 갖춘 워싱턴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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