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교과서와 같은 책


정호승 지

‘슬픔이 기쁨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 여러 권의 시집과 수필을 써 넓은 독자층을 가진 시인 정호승의 신작 에세이다. 자신의 시작 노트에 적어놓았던 희망과 사랑,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 등을 모아 잠언집으로 펴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오듯 절망의 문턱에서 허우적거릴 때, 반복된 일상에서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 던진 한마디가, 어디선가 읽은 한 구절의 글귀가 큰 위안과 용기를 안겨준다. 저자는 이런 말들을 하나씩 시작노트에 적어놓았다. 그 한마디의 말들이 저자의 삶을 살찌우고,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이 산문집에는 저자가 그동안 겪은 다양한 체험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절망에 빠진 일,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일, 소설을 쓰다가 시간을 낭비한 일 등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그는 많은 것을 느꼈고 그때마다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한마디의 말들을 되새겼다. 곧 이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67개의 한마디 말들은 저자의 생생한 체험이 녹아있는 힘과 위안의 말들이다.
저자가 이 산문집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하는 말은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가슴 벅찬 삶을 살아라’하는 ‘인생예찬’이다.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을 사랑하라’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라’ ‘신은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정도의 고통만 허락하신다’는 말들에서 보는 것처럼 저자는 삶이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능히 고통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긍정을 통해 더 아름답고 알찬 인생을 꾸려보라고 조언한다.
이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한마디 말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말들도 있고 종교 지도자가 한 말, 또는 보통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들도 있다. 언뜻 그냥 지나치고 말아버릴 글귀들을 저자는 가슴속에 담아두었다가 힘들 때마다 되새기며 위로 받았던 말에 그의 경험과 예리한 감수성으로 살을 붙여 산문으로 완성했다.
저마다 다른 인생길에 교과서가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만한 알뜰한 ‘인생교과서’와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