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 도

2006-04-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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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지역 신문을 읽을 때, 한국인 청년들이 23개 국가를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면서 선전문을 나누어주며 사물놀이를 공연한다는 기사에 나의 눈길이 멈추었다. 다섯 명의 한국 대학생들은 독도가 왜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어야 하는가를 온 세계에 알리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만약 당신이 한국 태생이라면 독도가 언급될 때 피가 끓고 애국심이 솟아오를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다른 나라에서 왔다면, 하품을 하거나 흥미로운 눈길을 보내거나, 또는 이 작은 섬이 왜 이토록 심하게 열정적인 논란을 일으키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나도 이 논쟁에 관하여 좀더 알고 싶어 인터넷을 뒤졌다. 한국 사람 견해로 쓴 페이지도 읽고, 일본 사람 견해로 쓴 페이지도 읽고 미국 사람이 쓴 페이지도 읽었다. 논란의 대상인 이 섬은 일본과 한국, 즉 한국 사람들은 ‘동해’라고 부르고 나머지 세상 사람들에게는 ‘Sea of Japan’이라고 알려진 바다 중간에 위치한 섬이다. 두 개의 돌로 된 섬들이 사이즈나 모양이 샌프란시스코만에 있는 알카트레츠 섬과 유사하다. 알카트레츠 섬처럼 독도는 물이 없는 섬이다. 1953년 한국 군인들이 이 섬을 점령하기 전까지 이 돌 섬은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섬으로 여겨졌다.
일본과 한국이 이 섬을 서로 자기 나라 땅이라고 주장하는 자세한 설명을 이 지면을 통하여 말할 시간은 없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돌 섬의 소유권을 공평한 눈으로 보면 한국에 속하는 것이 나 역시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한국 사람들의 독도에 관한 열성이 좀더 과장된 드라마 같아 보인다.
보라,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독도를 점령하지 않았는가. 한국이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데, 일본 군인이 그 위에 앉아있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는가?
내가 보기에는 일본이 이 작은 돌 섬을 소유하기 위해 침략하며 그 과정에서 생명을 잃는 위험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독도는 공공연히 한국의 섬이지 않은가.
당신도 이 사실을 알고 나도 알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렇다면 왜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국인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이 그처럼 중요하단 말인가? 왜 일본이 이와 같은 입장을 인정하는 것이 필수적인가?
오늘 아내와 함께 한국 가게에 들렀다. 아내가 식품을 사는 동안 나는 잡화상 쪽에서 상품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큰 오렌지 만한 동그란 지구모양의 저금통을 보았다. 지도를 자세히 보며 나의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한반도를 찾았다.
‘대한민국’이라고 쓴 글씨가 한반도와 일본 땅 근처까지 써있었다. 지도를 더 자세히 살피면서 나는 제주도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아마 제주도가 너무 작아서 지도에 나타나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하였다. 서울도 그 지도에 없었다. 나는 속으로 “아마 나라들만 기입되고 도시는 기입되어 있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국’이라는 글자 밑에 아주 작은 점이 찍혀 있고 그 밑에 너무 작아서 읽을 수조차 없는 글자가 있는 것이 보였다. 궁금증이 생겨 나는 근처 선반에 진열된 확대경을 가져 와서 그 글자를 읽었다. 물론 그 작은 글자는 ‘독도’라고 쓰여 있는 글자였다.
왜 다섯 명의 한국 대학생들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선전문을 돌리고 사물놀이를 공연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두 개의 돌덩어리가 제주도보다 더 주목할 만하고 서울보다 더 의미가 있음을 알았다.
독도 논쟁에 관한 나의 해결 방안을 여기에 제의해 본다. 일본과 한국이 서로 협상을 하면 어떨까. 일본은 독도가 한국에 속하는 것을 인정하고 한국은 독도가 서있는 바다를 ‘Sea of Japan’이라고 부르도록 하면 어떨까.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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