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죽음에 대한 단상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좀머씨 이야기’ ‘향수’ ‘깊이에의 강요’등 여러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신작 에세이다.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남녀가 사랑을 느끼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남녀의 사랑은 영원할 수 있는가, 아니면 순간적인 환상에 불과한가? 사랑은 사람을 현명하게 만드는가, 멍청이로 만드는가?
이 책의 서문에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중 시간에 관한 구절을 인용했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설명을 하려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사랑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다.
즉 우리가 사랑에 대해 생각을 덜 하면 그것이 확실해 보이는 반면. 막상 사랑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점점 더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인류의 문화가 시작된 이래 인간이 예술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는 사실, 또한 그 이유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주 정확하게 알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75세 생일을 축하하며 호텔에 머무르던 독일의 대 문호 토마스만이 자신의 컵에 물을 따르는 종업원의 모습에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서 인생과 사랑 모두에서 슬픔을 느꼈고 결국 그 연모의 감정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죽었으면 하고 바랐다고 고백한 사실을 예를 들어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이 죽음을 생각하는 그 순간을 저자는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작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그 사랑과 ‘포옹하는’ 죽음의 관계란 또 무엇인지, 풍부한 고전의 인용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랑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깊이있고 세련되게 전개하고 있다. 꽃이 활짝 핀 따뜻한 봄날, 저자와 함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사랑의 단상에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