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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주인없는 잔치?

2006-03-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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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전 패배로 탈락 위기

미국이 캐나다에 졌다. 8일열린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예선(B조)에서 복병 캐나다에 6-8로 패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은 캐나다에 지면서 본선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10일 사우스 아프리카를 꺾는다해도 멕시코가 캐나다를 저득점(2점미만)으로 꺾는다면 3위로 미끌어지게 된다. 자칫 주인없는 잔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야구가 확률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실력차이가 아니라면 3할의 패배는 어느 팀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이 일본을 꺾은 것도 그렇고, 캐나다가 일본을 꺾은 것이 그렇다. 절대 우세란 있을 수 없다.
해보기도 전에 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객관적인 전력에 기준할 뿐이다. 월드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는 것도 우연이 지배하는 야구에서 보다 실력있는 팀에게 타이틀을 주기 위함이다.
아무튼 미국의 패배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다. 쿠바가 파나마를 꺾었고 푸에르토리코가 2연승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도미니카 공화국이 속한 D조는 베네수엘라가 이태리를 제치고 1승1패를 기록했다. A조에서 한국과 일본이 본선에 진출한 가운데, B조의 미국과 캐나다, C조의 푸에르토리코와 쿠바, D조에서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의 본선진출이 유력하다.

캐나다가 B조 1위로 올라가면 한국의 첫 상대는 캐나다가 되는 셈이다. 미국보다는 한 번 해볼만한 팀이다. 대 캐나다 전은 한국으로서는 예선에서의 대만전과 마찬가지로 4강진출의 분수령이다. 물론 캐나다 전에 이어 일본을 꺾어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한국은 예선에서 이미 일본을 한차레 꺾었다. 그러나 1승으로 또다시 한국이 일본을 꺾을 수 있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다. 한국은 투수력이 강하므로 또다시 투수력으로 밀어부쳐야 한다. 야구에서 투수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7할이상이다. 일본은 득점력만 믿고 덤볐다가 큰 코 다쳤다. 물론 한국도 3점내고 이긴 것은 운이 좋았다. 야구에서 투수가 3점내주면(7회까지) ‘퀄리티 피칭’이라고 한다. 그만큼 야구에서 3점으로서는 이기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은 타력으로만 볼 때 일본에 절대 열세에 있다. 일본과의 본선 격돌은 또다시 4점 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선전에서 일본의 투수력을 이미 경험했고, 그렇게 난공불락이 아니란 걸 알았다. 첫 경기에서는 방망이가 다소 얼었지만 일본과의 짠야구 대결에선 한국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종범 등의 활약이 변수다. 미국이 이미 캐나다에 일패, 사기가 꺽인 상황에서 내친김에 미국전도 투수력을 동원, 총력전을 펼쳐볼만하다. 단기전에서의 승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설혹 미국전에서 이기지는 못한다하더라도 저실점으로 일본등과 동률이 됐을 때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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