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에서 김병현을 선발로 내세워라
2006-03-02 (목) 12:00:0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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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가리는 백구의 향연, 야구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2일 한국과 대만전을 신호탄으로 막을 올렸다. 전 세계 16개국이 참가, 예선리그와 본선 토너먼트를 거쳐 최강국을 가리는 이번대회는 미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주목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 일본, 대만, 중국등이 속해 있는 A조에서 대만과 2위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이며, 일본은 한국과 1등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A조 예선의 최대 이벤트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대 일본전이다. 이치로가 속한 일본은 ‘한국을 30년간 따라오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고, 한국 역시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가적 자존심을 거론하며 ‘타도 일본’을 외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점에서 A조의 그 어느 경기보다도 불꽃튀는 일전이 예고되고 있다. 투수력에 있어서는 한국, 타격에서는 일본이 한 수 앞선 다. 일본은 노모 이후 이렇다할 메이저리그급 투수들을 배출하지 못했다. 타격은 이치로등 한국보다는 한발 앞서지만 한방에는 최희섭, 이승협 등이 포진하고 한국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기관총 부대. 일본은 마츠이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이치로를 중심으로 가장 확실한 기관총 부대를 보유한 팀이다. 박찬호-서재응-김병현으로 이어지는 철벽 마운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고전이 예상되는 한판이다. 그러나 일본 역시 메이저리그급 한국 투수들을 얼마만큼 공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무엇보다도 투수진 선정이 승패의 갈림길이다. 교타자들이 득실거리는 일본은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특히 선발투수로 박찬호등을 기용하는 것은 자살수나 다름없다. 박찬호는 기록이 말해주듯, 양키즈 등 거포가 득실거리는 팀에는 강한 반면 오클랜드(A’s) 등 기관총 부대가 우수한 팀에는 형편없는 성적을 이어왔다. 선구안이 좋고 타율이 높은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는 김병현이나 서재응등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이 이상적이다. 김병현의 경우 언더드로우를 많이 상대해온 일본타자들에게 얼마만큼 먹힐지는 미지수지만, 지난해 김병현은 미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 위력적인 구력을 선보인 바 있다. 한국을 일본전에서 구할 수 있는 선수는 김병현과 서재응밖에 없다. 서재응은 대만전에서 선발 등판예정이고 투구수 50개 이상을 넘긴 투수는 최소 나흘 이상은 뛰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일본전에서 선발출장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박찬호가 선발로 등판한다면 결과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무리수는 두는 한이 있더라도 김병현을 선발 등판시켜야한다. 김병현의 콘디션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박찬호는 결코 대안이 아니다.
타격에 있어서는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의 활약이 관건이다. 거포 최희섭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은 금물이다. 타율 2할5푼이 말해주고 있듯 일본과의 득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최희섭보다는 이승엽과 코리언 리거들의 기관총 부대를 중심으로 경기를 이끌어갈 수 밖에 없다. 한국이 타격에서는 고전이 예상되고 있으나 단기전에서는 무엇보다도 투수력이 우수한 팀이 유리하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투수들에 기대를 걸어보자.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