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칼럼/ 도자기 속에 담긴 비밀!

2006-02-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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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 목사(시인)

도자기는 그림과 글씨 그리고 조각과 함께 예술품의 백미다.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개척교회 할 때의 일이다. 워싱턴에서 낯모르는 분에게 전화가 왔다. 교회 근처로 이민 오는 가정이 있으니 돌보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공항에 벤을 몰고 달려갔다. 목회자의 사명감 내지는 교회 영업 확장 계획(?)을 가지고. 정달흥 님 일가족 4명이 군인용 더블 백 12개의 이민 보따리를 갖고 미국이란 곳에 낯선 꿈을 안고 여러 가지 감정의 교감을 보이며 나타났다.
그들이 임시 머물 곳은 주소를 받아보니 브롱스 흑인 지역이다. 그들을 그곳에 데려다 주고 돌아왔다. 2-3일 후 전화가 왔다. 달려가 보니 얼굴색들이 좋지 않다. 이유를 물으니 전날 여러 명의 흑인과 백인 아이들에게 한국 아이 하나가 몰매를 당하는 모습을 보았단다.
충격이 너무 커 자기들은 날개를 접고 다시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공항에 데려 달라는 것이다. 그들을 잘 달래어 우리 집으로 데려 왔다.
2주 정도 그들과 같이 먹고 자며 안정시켜 어린 아이들의 학교, 집 그리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고마웠는지 도자기 하나를 선물로 내밀며 친정어머니가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싸 주신 것이란다.
그림과 도자기를 몇 점 수집해 놓고 삼류 예술인 행세를 하는 나의 마음을 읽은 것이다. 그들이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은 자기들의 심덕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손길이 크시다. 그 중 하나는 양문치 님을 만나 사업의 발판을 만든다. 그는 하던 사업을 그에게 저렴한 가격과 운영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자식처럼 가르쳐 주었다.

그 후 발판을 잡아 아들과 딸을 뉴욕주립대학을 졸업시키고 새로 지은 좋은 집을 샀다. 집을 사고 목사인 나를 초청했다. 새집들이 선물로 뭐가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바로 그것이다.
정성스럽게 싸서 그 집게 가 그것을 내밀었다. 선물을 펴 보던 부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십여 년 지난 후 어머니의 손길인 도자기를 다시 본 것이다.
우리 집에 도자기 몇이 있었다. 그중에 가장 귀한 것은 매제에게 결혼선물로 받은 백자이다. 한국의 인간문화재로 지금은 작고하신 지순택 님의 것이었다.
지순택 님은 청자의 유근영 님과 함께 한국 도자기계의 거장이셨다. 선물로 받은 그 도자기를 늘 귀하게 여기는데 그때 마다 그쪽에 무지한 아내의 비아냥이 뒤따랐다. 화도 나고 용돈도 아쉬워 그걸 들고 H그룹의 회장을 찾아갔다. 자기는 도자기에 조예가 없지만 목사님이 들고 와서 용돈을 드리는 마음으로 들여 논다는 겸양과 함께 싼 가격 1만 달러를 내밀어 그 돈을 받아 가지고 와서 아내에게 던지고 나니 놀라는 아내에게 화풀이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자잘한 몇 개의 도자기들에게서 마음이 떠났다.
예수께서 영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실 때 “값진 진주를 발견하면 네 모든 것을 팔아 그것을 사지 아니 하겠느냐”는 신비한 진리의 말씀을 귀한 백자를 떠나보낸 후 알게 되었다. “도자기 속에 담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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