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지수라는 용어가 있다. 지능 지수라는 것만 알고 살았는데 최근엔 별의 별 지수가 많다. 그중 하나가 독립지수이다.
영어로는 ‘Independence Quotient’라고 하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중년이상의 남자들이 아내의 도움없이 생존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지수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한 한국의 일간지는 중년 남성이 아내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독립적 상태에 놓일 때 한 달이면 폐인이라는 극단적 기사를 실어 충격을 주었다. 이 독립지수는 여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지 궁금하다.
어쨌거나 특히 한국남자들은 전통적으로 가사활동에 대해 무관심하여 결과적으로 가사 무능력자로 이어져 독립지수를 낮추는 부정적 역할을 했다. 예전엔 남자가 부엌일 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었다. 그러나 한국 남자들의 가사행위 무관심은 남자들 자신들의 가치관이든 고집이든 여자들의 인정과 동조로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 가치관에 안주해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사이 여자들은 재빠르게 새로운 가치관의 구축을 도모했다. 신문기사에 의하면 여자들은 중장년이 되고 아이들이 다 자라면 가정에서 밖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힌다고 한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남자들은 중장년이 되면 직장에서 퇴직하고 점점 가정으로 그 활동영역이 축소된다고 분석했다. 전자가 확대지향이라면 후자는 축소 지향이다. 이 과정에서 남편의 권위나 그 영향력은 약화된다.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황혼이혼이 이런 사회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 들은 이야기다. 이사 가는 트럭 운전사 옆자리에 남편들이 미리 올라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버리고 갈까 봐서란다. 시대현상을 반영한 듯한 농담이라고 웃었다. 최근에 한국에 가니 그 이야기의 후편이 있다고 해서 들어보았다. 운전사 옆자리가 아니라 장롱속에 미리 들어가 있다고 한다. 웃지 못했다.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이란 말도 있다. 곰국을 끓인다는 의미는 아내가 며칠간 집을 비우겠다는 메시지로 독립지수가 낮은 남편들의 가슴이 철렁함을 느낀다고 한다. 언제고 그 당당하던 가장의 위상은 없다.
독립군이란 말이 있다. 독립군이란 이혼한 남자 또는 결혼 상태이나 어떤 사정에 의해 혼자 생활하는 남자를 일컫는 속어이다. 나는 10년쯤 바로 이 독립군 생활을 수년동안 한 적이 있었다. 독립군 생활은 물론 어려움이 있었지만 독립 지수를 높이는 데는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남자들이여 운전사 옆자리나 장롱속에 들어가 남자의 위상을 꺾으며 한갓 부속품처럼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독립지수를 높여 당당하게 살아가자.
백향민
음성 언어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