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이스 볼 클래식’ 전망-
2006-02-17 (금) 12:00:00
선수들만 녹아난다
=====
그로벌 야구 축제 ‘월드 베이스 볼 클래식(WBC)’이 2주 후에 개막된다. 극동 4개국(한국, 일본, 대만, 중국)과 미국을 위시, 중남미의 16개 국가들이 참가, 열띤 경합을 벌이게 될 이번 대회는 프로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네델란드 2개국이 참가하며 오세아니아에서도 호주가 대표국으로 참가, 명실공히 야구 올림픽을 방불케하는 그로벌 야구축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하필 프로 야구 시즌이 개막되는 시기에 맞춰서 대회를 연다는 점에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속이 편치 않다. 여론에 밀려 할 수없이 선수들을 내놓고 있으나 수백만러를 수령하는 선수들을 국제대회에서 부상으로 잃고 싶은 구단주들은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대다수 팬들도 ‘월드 클래식’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시기적으로 적합치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던 배리 본즈가 월드 클래식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는 일제히 비난의 소리가 일었었다.
‘월드 클래식’은 표면상 각국의 야구 명예를 걸고 친선경기를 벌인다는 취지다. 야구를 활성화 시켜 궁극적으로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상정시키자는 의미도 들어있다. 메이저리그가 지난 수년간 극동(한중일)국가들을 비롯 중남미 국가 선수들로 가득찼으니 이제는 연봉만 지출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미끼로 본전 좀 뽑자는 계산도 들어있을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중남미 국가들의 메이저리그 열기는 최근 수년간 장난아니게 증폭했다. 시장 규모도 타진해 볼 겸 메이저리그를 한번 더 선전해 보자는 의도도 들어있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 클래식’을 보는 시각은 모두 달가운 것은 아니다. 좀 억지스럽다는 것이다. 기껏 각국 올스타들을 분류시켜 격돌시켜보자는 친선경기에 불과한데 하필 시기적으로 한해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열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명예심을 부추겨 선수들의 진을 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월드 시리즈를 마치고 대회를 열어도 늦지 않고 또 부상으로 인한 구단들의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아무튼 이번 대회는 취지는 친선의 의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일단 시작되면 피튀기기는 국가대항전으로 번질 공산도 없지 않다. 돈도 중요하지만 명예가 앞서는 것이 스포츠다. 선수들로서는 다소 진을 빼는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는 미국을 위시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주엘라, 파마나 등 북중미 국각들의 각축장이다. 특히 도미니카 공화국은 ‘세계 최강’으로 분류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페드로 마티네즈, 퓨홀즈, 라미레즈, 오티즈등 일급 투수력과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일부에서는 요한 산타나 중심의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보유한 베네주엘라의 우승을 점치고 있으나 도미니카와 알렉스 로드리게즈, 데릭 지터 등이 활약하는 미국팀의 가공할 타격을 저지할 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 중국, 대만과 함께 짜여진 A조에서 2위자격으로 무난히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본선에서는 일본등과 함께 탈꼴찌를 다툴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