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아노 레슨도 맞춤형으로”

2006-02-05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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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곽성옥씨, ‘티칭 스튜디오’ 오픈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데 너무 늦었나요 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피아니스트가 되시기엔 늦었을 수도 있지만 예술가가 되기엔 아직도 젊으십니다.”
피아니스트 곽성옥씨(사진)가 ‘맞춤형 레슨’을 선언하며 ‘티칭 스튜디오’를 락빌에 열었다.
피아노 교육에 실패한 많은 한인 학부모들,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무리한 연습으로 연주에 질려있는 학생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다.
피아노 연주로 올해 메릴랜드대 박사과정을 졸업하는 곽씨가 소개하는 ‘곽스 티칭 스튜디오’는 개인화된 레슨 외에 ▲유명 음대 교수에게 사사를 받고 ▲정기 연주회에 참여하며 ▲명문대 진학에 필요한 이론교육 ▲연주 CD 무료 제작 등의 기회도 주어진다.
곽씨는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티칭 스튜디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21세에 정식으로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처음 피아노를 만져본 것은 13세 때가 그렇습니다. 2년 간 하다가 말았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연수를 와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떤 분의 평가가 좋질 않았어요. 그 분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픈 오기가 생겨나더군요.”
시각장애인인 곽씨는 “장애와 음악활동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을 잘 못보기 때문에 선생들의 편애를 받아본 적도 없고 뒤진 적도 없다. “스승들은 오히려 나를 더 호되게 다뤘다”고 곽씨는 회상했다.
피아노가 조율이 잘 안되 있으면 치기 싫을 정도로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그는 메릴랜드대학과 피아노 제작회사 ‘스타인웨이’에서 오래 일하며 또 연주하며 ‘코뿔소의 뿔처럼 우뚝 혼자 걸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
곽씨는 그러나 “도움을 준 분도 많았다”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앞으로 음악을 전공하든 안하든 입시생을 교육하는 자세로 성의껏 지도할 계획이다.
곽씨는 필라델피아 비블리컬 유니버시티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인디애나대학에서 음악석사를 받았으며 메릴랜드 음대 박사과정 졸업연주회를 2월20일에 갖는다.
문의 (240)687-3295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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