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회 롬바르티 트로피는 어디로?
2006-01-27 (금) 12:00:00
시즌 개막이후 유일하게 풋볼 없는 주말이 다가왔다. 폭풍 전야라고나할까, 미전국에서 3억 인구가 열광하는 수퍼보울이 일주일 후에 열린다. 미국내 최대 스포츠행사 이번 수퍼보울 40회에서는 창단 30년만에 처녀 출전하는 시애틀 시혹스, 70년도에 풋볼 왕국을 구가했던 전통 강호 피츠버그 스틸러즈가 격돌한다. 전문가들은 이미 피츠버그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고 도박사들도 피츠버그의 3점 반차 우세를 점치고 있다. 피츠버그가 리그 서열 1,2,3위 강호들을 모두 꺾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강팀 인디애나 콜츠를 격파, 피츠버그는 올시즌 명실공히 최대강호로 거듭났다. 더이상 무서울 적수가 없다. 시애틀 시혹스는 MVP 션 알렉산더를 앞세운 지상공격이 두렵긴 하지만 플레이오프 경기 내용으로 봐서, 디펜스, 오펜스 양면에서 스틸러스를 꺾을 만한 발톱이 없다. 그러나 올 플레이오프를 자세히 관찰한 팬들이라면 올 플레이오프 만큼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아무도 스틸러즈가 콜즈를 꺾고, 또 덴버마저 일방적으로 격파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팬서즈가 자이언츠와 베어즈를 적진에서 꺾고 NFC 챔피온쉽에 오르리라고도, 또 챔피온쉽에서 시혹스에 그처럼 무참히 참패하리고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올 플레이오프는 절대 전력이 승부를 판가름 내고 있다기 보다는 상대적인 전력이 승부를 판가름내고 있다. 경기에 대해 충분히 대비한 팀, 작전에서 승부가 판가름났다. 스틸러즈는 콜츠전에서 쿼터백을 압박하는 브릿치 디펜스, 초반 적극 공략으로 콜츠의 디펜스를 분쇄한 것이 승인으로 작용했다. 다시한번 붙은 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 덴버 전에서도 덴버의 자만이 승부로 이어졌다. 피츠버그가 덴버가 격파한 뉴잉글랜드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피츠버그는 의외의, 지난 5년간 수퍼보울 문턱에서 거듭 낙방했던 굶주린 승부욕이 있었다.
팬서즈의 경우도 팬서즈의 자만이 패인으로 이어졌다. 디펜스 랭킹 1위 베어즈를 일방적으로 꺾은 팬서즈는 리그 16위에 처져있는 시혹스의 디펜스를 너무 얕본것이 실수였다. 시혹스의 수비가 베어즈를 능가하리고 예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시혹스는 49ers 공격코치로, 그린베이 헤드코치로 수퍼보울에 오른 명장 마이크 홈그린이 있었다. 홈그린의 전략은 지상공격을 철저히 차단, 패스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을 유도한다는 단순한 전략이었다. 팬서즈는 런 디펜스 랭킹 상위권에 속하는 시혹스를 얕본 것이 실수였다.
피츠버그전에서 시혹스는 팬서즈전과는 정반대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덴버와 인디애나는 쿼터백 벤 로스리스버그에 대한 철저한 압박에 실패한 것이 패인으로 이어졌다. 피츠버그는 지상에서는 베티즈, 공중에서는 한국계 하인즈 워드등이 버티고 있지만 공격의 핵심은 벤 로스리스버그다. 이번 수퍼보울은 벤 로스리스버그 공략작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혹스의 공격은 피츠버그 디펜스를 상대로도 최소 20점 이상은 낼수 있는 강팀이다. 로스리스버그를 묶어 둘 수있는 대안만 선다면 시혹스의 예상외 승리를 점칠 수 있다. 물론 피츠버그는 팬서즈 처럼 그렇게 호락호락 농락당할 팀이 아니다. 이미 덴버, 콜츠전에서 보여 주었듯이 올시즌 가장 준비된 팀이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뚜껑은 열어봐야한다. 그날의 콘디션, 턴오버 등… 승리의 여신이 어느팀에 미소를 지을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피츠버그의 31-24 승리가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