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챔피온 쉽 ‘절대 강자는 없었다’
2006-01-24 (화) 12:00:00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피츠버그 스틸러즈가 22일 낮 덴버에 벌어진 AFC 챔피온쉽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덴버 브랑코즈를 34-17로 뭉개고 10년만에 수퍼보울에 진출했다. NFC 에서는 시애틀 시혹스가 홈에서 캐롤라이나 팬서즈를 34-14로 대파, 창단 30년만에 처음으로 수퍼보울에 진출했다.
이번 4강전은 절대적인 전력우세보다는 상대적인 전략이 승부를 판가름냈다. 피츠버그 스틸러즈는 콜츠전에서 보여주었던 준비된 플레이, 막강 디펜스의 협력으로 우승후보 1순위 브랑코즈 마저 무참하게 짓밟고 올 진정한 강자가 누구인가를 리그에 공포했다.
스틸러즈는 덴버의 날카로운 공격을 전반에만 3점으로 막아내며 덴버 오펜스에 대한 치밀한 전략으로 맞섰으며 지난 2년간 원정전적 14승1패에 빛나는 벤 로스리스버그가 29차례 패스 시도중 21차례를 연결시키는 날카로움을 과시, 덴버의 막강 디펜스에 전혀 흔들림없이 침착하게 팀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덴버는 플러머가 2차레의 인터셉션을 기록하는 등 피츠버그의 패스 러쉬에 시종 끌려다닌 끝에 펌블도 2차례나 기록했다. 전혀 홈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주 뉴잉글랜드를 상대로 보여주었던 끈끈한 디펜스가 실종, 투지에서 피츠버그에 밀렸으며 전반에 24-3리드를 빼앗긴 뒤 전의를 상실했다.
NFC에서는 캐롤라이나가 시혹스를 상대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런 디펜스 랭킹 상위에 속하는 시혹스를 상대로 무리하게 지상공격을 시도하다 전반에 7점으로 묶이며 자멸했다. 전반에 기록한 유일한 타치다운도 공격 TD가 아니라 펀트리턴이었다. 시혹스는 캐롤라이나 오펜스가 주춤하는 사이 션 알렉산더를 앞세워 전반에만 20-7 리드를 잡고 승부를 판가름냈다. 공격력 리그 2위에 랭크된 시혹스의 공격은 역시 매서웠다. 션 알렉산더가 132야드를 긁어냈고, 맷 허슬벡이 2개의 TD 포함 219야드를 던져 지상, 공중 양면에 팬서스를 압도했다.
팬서즈는 자이언츠와 베어즈를 꺾은 뒤 지나치게 의기양양, 시혹스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었던 것이 패인이었다. 설혹 대비가 있었다해도 시혹스의 런 디펜스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 패인이었다. 자이언츠와 베어즈를 상대로 초반에 점수를 내며 앞서가는 전략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반대로 초반부터 지상돌파 정석 플레이에 의존하느라 시혹스의 날카로운 공격이 20점을 낼동안 7점에 그치며 쫓아가는 경기를 펼친 것이 게임을 그르치고 말았다.
팬서즈는 이번 챔피온쉽 경기에서 쿼터백 제익 딜롬이 패스 명중중 42.9%에 그치는 부진한 패스감각을 발휘하며 시혹스의 패스러쉬에 시달렸고, 런닝 공격은 고작 36야드에 그쳤다. 자이언츠, 베어즈를 꺾을 때만해도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캐롤라이나가 아니었다. 시혹스는 팬서즈의 지상공격을 철저히 차단하고 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을 유도한 것이 성공했다. 역시 그린베이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 명장, 마이크 홈그린 다운 전략이었다. 시혹스는 주무기 알렉산더를 앞세워 초반부터 지상 공중 양면작전으로 나서며 먼저 점수를 내, 팬서즈의 사기를 죽였고 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힘입어 예상외로 손쉽게 승리, 창단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에 여유있게 진출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