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도는 청지기적 삶 살아야”

2006-01-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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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병섭 목사 신년 특별인터뷰

▶ 국가·가정·직장·교회에 충실...“교회 많은 건 문제 안돼…전도에 힘쓸 때”

=성도들에게 새해 덕담 한 말씀 해 주시지요.
▲신앙이란 기다림의 미학이고, 산을 옮기는 힘을 신앙은 갖고 있다고 항상 설교를 합니다. 예수님은 “네 믿음이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말씀했는데, 산은 우리가 가는 방향에 있어서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애요소는 믿음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성도 모두가 자신들 앞에 놓여져 있는 산을 옮기는 은총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수년을 이민 교회에서 목회 하시다 은퇴하시고, 이제 원로 목사로 계시면서 문학활동에 전념하고 계시는데, 이민 교회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요.
▲밴쿠버 교민 숫자를 말할 때 보통 3만∼5만 명 이렇게 말들 합니다. 보통 목회자 한 사람이 섬길 수 있는 성도 수가 500명이면 좋다고 하는데, 그에 비하면 현재 교회 수는 너무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많아서 잘 못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나라 없는 가운데서도 10가정이 모이면, 회당 하나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자격 없는 신학교에서 목사가 되어 교회를 세울 때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제대로 성도를 양육할 수 없고, 또한 믿지 않는 성도를 전도해서 숫자를 늘리는
게 아니라 떠돌이 교인들을 모으는 비정상적인 운영이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교회와 성도의 바람직한 역할은.
▲성도는 4가지 위임을 받았다고 봅니다. 첫째는 국가에 대한 책임, 둘째는 경제(직장)에 대한 책임, 셋째는 교회에 대한 책임, 넷째는 가정에 대한 책임입니다. 교회는 성도들이 국가, 경제, 교회, 가정을 섬기고 봉사하면서 살도록 신실한 기독교인을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 교회는 우리와 한 핏줄인 북한 동포들을 도와주고 염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인권을 짓밟고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성도들은 이민자로서 이 땅에서 어떤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1세대는 30∼40년, 신규 이민자는 2∼3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모두들 인생관을 정립하는데 진통을 겪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으로 살아야 할지, 아니면 캐나다인으로 살아야 할지 등등.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인 또는 캐나다인에 집착할게 아니라 한국사람으로서 세계인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세계는 점점 국가의 장벽이 얕아지고 있고, 자기 민족의 특성만으로 살수 없으며, 각 민족의 특성을 보전·발전시키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캐나다인이 되려고 서둘지 말며, 한국인이 되려고 고집부리지 말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화목한 이민 가정을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는.
▲초기 이민자와 그 후 이민자와는 이민의 동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초기 이민자들은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서 가능성을 찾아 왔다면, 후기 이민자들은 자신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녀 교육과 자신의 안일을 위해 왔습니다. 그래서 초기 이민자들은 빈손으로 하나씩 일궈갔다면, 후기 이민자들은 오자마자 집, 자동차 등을 구입하고 고생 없이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이민 가정에 이혼 등 불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을 접합니다. 이로 인해 자녀교육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구요. 초기 이민자처럼 노동의 귀천 없이 열심히 일하고 가정에 충실하는 청지기적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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