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옛 말에 죽을 운명이면 접시물에도 코를 박고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한 주였다. 이 지면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사망한 김동욱씨의 영전에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 검찰과 필자 사이에 많은 상반된 견해차이를 좁혀 보려고 애를 썼는데 결과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살인 및 과실치사에 대해 용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밝히고 싶은 점은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과실이 없는 사고라면 무죄 방면된다.
고의·악의로 계획했으면 일급살인
중범죄 도중 실수 인한 것이라도 해당
■ Murder: 1st Degree (일급 살인)
대부분의 주법은 일급살인에 대한 정의를 고의적으로 악의를(Malice) 가지고 사전에 계획한 불법적인 살해행위라고 말한다. 특히 피해자를 몰래 기다리다 저지르는 살해 행위가 전형적인 일급 살인이다.
이번 송지현씨 사건의 내용을 보면 절대적으로 살해를 계획할 동기가 없고 증인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보인다. 일급 살인으로 유죄 평결을 받으면 살해방법에 따라 사형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25년에서 종신형까지 언도 받을 수 있다.
■ FELONY MURDER RULE (중범죄 살인 법칙)
대부분의 주들이 채택하고 있는 법인데 중범죄(방화, 주거침입, 납치, 강간, 강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살인은 실수라도 일급살인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 권총강도 가 7-11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던 중 발사된 총알이 벽에 맞고 튕겨 나가 지나가던 행인의 가슴에 맞아 사망했다면 아무리 살해가 없고 우연히 발생한 일이라 하도 강도죄 외에 일급 살인이 성립된다.
■ MURDER: 2nd Degree (2급 살인)
일반적인 정의는 사전에 계획하지 않고 또 특별히 이성을 잃을 만금 분개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으로 살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무모한 행동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창문을 향해 총을 발사하여 방안에 있던 사람이 죽으면 2급 살인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A 라는 사람의 부인이 정부를 두고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길에 가다 보니 그 정부가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가는 것을 보고 총을 발사했지만 정부는 죽지 않고 그 옆에 있던 무고한 사람이 죽었을 경우 2급 살인죄가 적용된다.
■ VOLUNTARY MANSLAUGH-TER (중 과실치사)
일반적인 정의는 고의적으로 살해를 했지만 사전에 살해계획이 없이 순간적인 분노(Heat Of Passion)를 참지 못하고 저지르는 살해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분노의 상황이란 정상적인 사람(Reasonable Person)이라면 도저히 참지 못할 상황을 말한다.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1,2급 살인으로 기소될 수 있다.
전형적인 예를 들면 남편이 퇴근하고 침실에 들어가보니 부인이 정부와 정사를 나누고 있는 현장을 보고 총을 가지고 정부를 살해했다면 중과실 치사로 기소된다. 최소 3년 최고 11년 형까지 가능한 범죄다.
■ INVOLUNTARY MAN-SLAUGHTER (비고의적 과실치사)
무모하거나 형사적 과실, 즉 가벼운 중범죄 또는 경범죄를 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의성이 없는 살인을 말한다. 방안에 여러 사람이 있어 야구 방망이를 휘두를 경우 인명피해가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장난하다 실수로 뒷사람의 머리를 쳐서 사망케 할 경우 비고의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 유죄일 경우 최소 2년 최고 4년까지 실형을 살 수 있다.
김 기 준 변호사
(213)389-9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