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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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인업체 구인난

2005-11-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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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만한 사람 어디 없나요”

▶ 사무업종 심화...채용요건 강화도 한몫

“어디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 좀 꼭 해주세요.”
모 여행사 대표인 H씨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직원 타령이다. 사무실을 확장하면서 필요한 추가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한달 전부터 구인광고를 냈어나 아직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워싱턴의 한인 기업, 특히 사무업종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업주들은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친다.
회계사인 Y씨는 “직원 1명을 채용하기 위해 한달 전부터 동분서주했으나 아직 자리가 비워있다”며 “시간당 18달러의 임금을 주려고 해도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D 부동산 회사는 2주일 전부터 사무직원 채용광고를 냈으나 아직 소득이 없는 상태.
I 보험회사는 결원이 생긴 리셉션니스트 자리가 3주째 비워 있다. 한 관계자는 “광고를 내니 전화는 많이 오지만 쓸만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구인난은 한인 업소가 급증한데다 직원들의 체류신분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비롯됐다.
2000년대 들어 애난데일 등지에 한인 업체가 급증하면서 인력난을 부채질하는 한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여기다 당국이 불법 체류자들을 고용할 때 신상 카드를 작성하게 하는 등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면서 업주들이 체류신분상의 문제가 없는 직원들을 우선 순위로 고용하는 것도 구인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건강회사 대표는 “직원 채용 광고를 내면 찾아오는 절반 이상이 체류 신분에 이상이 있어 발걸음을 돌린다”고 최근 실태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요구하는 채용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업소 대표는 “직원 채용시 이중언어 가능, 성실성, 경력등을 우선적으로 보는데 이를 충족하는 한인 인구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이러다 보니 직장을 찾는 한인들은 쏟아지는 구직난 속에 구인난이란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인력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력난은 기업들의 요구조건과 한인 인력 실태를 감안하면 당분간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전문가는 “구인난 속에서는 고용자측도 회사의 매력을 좀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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