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쥐고기 맛있다…미국인들 경악

2005-09-25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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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출신 강철환씨 UIC서 북한실상 세미나

저는 북한에서 그나마 잘 살던 집안 출신이었지만, 북한 수용소 시절엔 너무 배가 고파 수용소 친구가 권해주는 쥐고기 다리를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먹지라고 의문이 들어도, 사람이 배고프고 궁지에 처하면 먹게 되더군요. 한국에 와서도 그렇게 맛있는 것은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지난 23일 UIC에는 북한 함경남도 요덕군에 위치한 수용소에서 10년간 수감생활한 후 단독으로 탈북한 강철환씨(현 조선일보 기자)의 북한 실상 세미나가 열렸다. UIC학생을 포함해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미국인, 교수진 등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탈북자 강씨는 수용소에서 자신이 체험한 잔인하고 비참한 일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지난 68년 재일북송 가족의 아들로 평양에서 태어난 강씨는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했으나, 그의 할아버지가 정치범으로 숙청이 되면서 모든 가족이 요덕 수용소로 끌려가게 됐다. 단독으로 수용소 탈출에 성공한 그는 중국을 떠돌다 92년 남한에 입국했고, 현재는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탈북자 출신의 여성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
그는 자신의 수용소 체험을 담은 책 평양의 수족관을 펴냈고, 이는 영어판으로 미국에서도 발간됐다. 이를 감명깊게 읽은 부시 대통령이 읽고 주변에 추천하면서 그의 책은 미국에서의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올해 초 부시 대통령은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40여분간 그와 대화를 나누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더군요. 종교를 가졌냐는 질문과 결혼했냐는 질문 등 개인적인 대화도 나눴습니다.
오후 4시에 시작해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세미나에는 중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높은 관심 아래 진행됐다. 세미나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인권을 이슈로 북한을 압박하는 정치적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토의가 이뤄졌다. 강연 및 질의응답은 통역을 통해 이뤄졌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 단체와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한 젊은이들의 단체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강씨의 북미 순회강연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강씨는 지난 8일 워싱턴을 시작으로 3주간 필라델피아, 보스톤, 뉴저지, 뉴헤이븐,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의 주요 명문대학을 돌며 주로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 증언 및 저서 서명회 등을 가지고 있다. (이날 강씨의 증언 및 책 소개는 본보 특집을 통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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