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전하는 제트 블루 ‘위기의 순간’
2005-09-23 (금)
“기내TV 생중계 보며 마음 졸여”
일부 비명·흐느꼈지만 대부분 침착
캠코더로 가족에 주는 메시지 녹화도
승객 140명과 6명의 승무원을 태운 제트 블루 항공사 소속 여객기 FLT 292호(에어버스 320)가 이륙 직후 발견된 랜딩기어 고장으로 LAX에 동체 비상 착륙한 뉴스가 하루 후인 22일에도 여전히 톱 뉴스로 각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언론들은 사고기가 롱비치 바다 상공을 맴돌고 있을 때부터 허리케인 리타의 소식 등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TV 매체들이 일제히 생중계 했던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 조종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또 남녀 승무원들의 프로페셔널한 매너와 침착한 대응에도 높은 점수를 줬으며 3시간 동안 생과 사의 순간을 넘나들었던 140명 탑승객들의 반응과 나름대로의 대처를 인터뷰 등을 통해 다뤘다.
탑승객들은 이륙 직후부터 제트블루 여객기 내에 설치된 다이렉트 TV 시스템으로 NBC-TV가 커버한 ‘랜딩기어 고장으로 인한 비상착륙 시도’를 시청하면서 가슴을 졸였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불안과 동요가 커질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착륙 수분 전에는 TV를 껐다. 따라서 승객들은 앞바퀴에서 일어난 섬광과 흰 연기를 보지 못하고 후에 보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일부는 비명을 지르며 흐느끼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탑승객들은 침착한 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승객들은 전했다. 승무원들은 앞바퀴 부분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승객들에게 가방을 뒤쪽으로 옮기게 지시했으며 승객들은 그를 따랐다.
한 승객은 홈비디오 카메라로 부모와 가족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녹화했으며 이 카메라에는 비상착륙이 성공하자 환호하는 승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그대로 녹화된 채 공개됐다.
제트 블루 여객기의 성공적 비상착륙 과정은 TV로 모두가 지켜본 외에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등 시관계자들도 공항에 직접 나와 100여명 이상의 응급구조 요원들의 대비상황을 지켜봤다.
탑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만면에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들거나 가족들에게 셀폰으로 안부를 전했다 일부는 활주로에 내린 후 문제의 랜딩기어와 활주로를 자세히 돌아보는 여유도 보였다.
탑승객들 중 가장 먼저 뉴욕행 비행기를 탄 사람들은 22일 아침 원래 예정보다 12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2일 연방항공청(FAA)과 교통안전부 관계자들, 또 항공기 제작사측은 랜딩기어가 자동이나 수동으로도 접히지 않고 90도로 뒤틀리게 된 배경 조사에 착수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