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언론인이자 워싱턴한인사 편찬위원장을 역임한 고 채영창씨의 유가족이 11일 장학기금 1만달러를 한미교육재단에 희사했다.
지난 해 9월에 작고한 채영창씨의 1주년 추모예배에서 미망인 채근희씨는 “남편을 기리는 뜻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적은 액수지만 남편이 생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던 한미장학재단에 의해 의미 있게 쓰여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미교육재단의 문흥택 이사장은 “이번 기금은 고인이 무엇보다 원했던 통합한인학교의 자체 건물 마련에 요긴하게 쓰여질 것”이라며 “고인의 이름으로 명명된 장학금도 앞으로 매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또 “통합한인학교의 교사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한사모’(한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5년 전 고인의 제안에 의해 결성됐다”며 “앞으로 고인의 뜻을 이어 한글학교 및 한인 커뮤니티 센터를 겸할 수 있는 다목적 건물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예배에는 채씨의 유고집 ‘워싱턴에 핀 무궁화’의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정갑진 전 워싱턴한인회 부회장은 책 소개에서 “민족문화 계승, 한인의 주류 사회 참여 확대, 조국통일 등에 대한 고인의 관심사를 재삼 확인할 수 있다”며 “(이 책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해 큰 명제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크리스천헤럴드의 주필인 이선주 목사는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이민신학의 세계가 고인의 글 속에 녹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채영창씨는 우리의 꿈을 이해하고 호소하는 예언자이자 선지자였다”고 말했다.
채씨의 고교 및 대학 동창인 심송무 한국인권문제연구소장은 “형제 같던 그가 먼저 떠난 것이 지나친 완벽주의자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이웃과 조국을 사랑한 고인의 유업을 이어나가자”고 당부했다.
워싱턴지구촌교회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채씨의 유가족 외에 정세권 미주한인재단-워싱턴 회장, 강웅조 워싱턴한인사 편찬위원장, 유석희 한국일보 워싱턴지사장 등 100여명의 지인들이 참석했다. <권영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