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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거증 책임의 잣대 ‘

2005-07-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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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뿐만 아니라 일반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가 바로 거증 책임이다. 거증 책임이란 다른 말로 말하면 입증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기준은 사안에 따라서 몇 가지가 있다. 관련 사안에 따라, 입증 책임의 잣대가 다르다. 즉 민사사건 따로, 형사사건 따로 라는 이야기이다. 이민법에서 적용되는 거증 책임의 기준을 정리한다.


이민법상 ‘확신 수준’의 증거 필요
추방재판때 입증책임은 정부에 있어

-거증 책임의 잣대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거증 책임의 잣대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어야 한다는 기준(beyond reasonable doubt)이다. 이것은 형사 케이스에서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자 그대로 증거가 아주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두번째는 일반 민사사건에서 쓰는 기준으로 개연성이 충분하면(preponderance of evidence), 거증 책임이 완성되는 것으로 본다. 세 번째는 민사사건이지만, 개인의 기본권과 관련된 케이스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clear, unequivocal, and convincing Evidence)라는 것이 있다. 형사 케이스와 일반 민사 케이스의 중간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추방재판에서도 바로 이 기준이 적용된다.


-형사사건은 어떤가?
▲형사사건일 때는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어야 한다. 검찰이 범죄 구성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수준으로 입증해야 승소를 할 수 있다.

-이민법에서 쓰고 있는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어야 한다는 기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이민법에서 적용되는 이른바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란 말이 그렇지, 사실 아주 애매모호한 것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말해서 확신의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확률로 표현한다면, 이들 기준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가?
▲민사소송에서 사용하는 거증 책임의 기준인 충분한 개연성이란 문제가 되고 있는 사실 관계가 있을 확률이 51%일 때 적용된다. 이 선만 넘으면, 거증 책임을 완성되었다는 말이다. 한편 시민권 포기 케이스 같은 이민법 케이스에서 사용하는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란 사실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70%가 넘을 때 적용된다.

-이민 케이스는 왜 형사 케이스보다 더 낮은 기준이 적용되는가?
▲추방 재판은 범죄관련 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추호의 의심 없어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민 케이스는 본인의 이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민사사건에 적용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옳지 않다. 가령 영주권은 어떤 이유라고 하든지 함부로 박탈할 수 없는 권리에 바로 중간 잣대가 사용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거증 책임은 어떤 식으로 질 수 있는가?
▲증거서류가 얼마나 많으냐가 열쇠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제출된 증거의 질이다. 한 장의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결정적인 것을 내놓는 편이, 가지 수는 많지만, 먹을 것이 없는 잔치 상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

-입국심사와 추방 심사를 할 때 적용하는 거증 책임의 기준은 어떻게 다른가?
▲어느 재판에서와 마찬가지로 추방 재판에서 입증 책임은 정부가 진다. 모든 재판에서 원고가 입증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입국 심사를 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역으로 입국 심사를 신청하는 사람이 자신이 입국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민재판에서 져서, 상소를 했다. 이 때 적용하는 기준도 추방 재판에서와 마찬가지인가?
▲상소심에서의 심사기준은 이민판사의 결정에 무게를 준다는 것이다. 상소심은 이민 판사의 결정이 옳다는 것을 전제하고, 심사를 한다.

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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