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까만 눈동자, 곱게 다문 입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들릴 듯 말듯 수줍어하며 조근 조근 이야기한다. 크리스틴 정(14·한국명 가영·스타이브 센트 입학 예정)양은 첫 인상이 얼핏 연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을 보고 마는 인내심 강한 소녀다.이같은 크리스틴의 성격은 공부, 컴퓨터, 무용, 취미 활동, 봉사 등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초등학교(PS169) 때 대통령상 수상 및 20여개 상을 받았다. 중학교(IS25)에 진학해서는 교내 과학 경시대회 2년 연속 1등으로 두각을 나타내다 졸업식 최고 영예인 수석 졸업까지 차지했다.크리스틴이 말하는 나름대로의 공부 비결은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조그
만 문제 카드를 만들어 완전히 이해하고 암기할 때까지 부모에게 읽고 문제내 달라고 해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컴퓨터도 흥미를 붙이기 시작한지 1년 만에 작품을 만들었다. 친구 5명과 퀸즈 지역의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퀸즈 멜팅 팟(Queens’ Melting Pot www.tgnyc.org/nyc051260)이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웹사이트가 지난 5월 뉴욕시가 주최한 학생 웹 사이트 경연대회 뉴욕시 씽크 퀘스트(Think Quest New York City)에서 중학부
3위에 입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 웹사이트에는 퀸즈의 6개 이민자 밀집 지역 정보와 역사, 문화, 지역 특성이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사진으로 알기 쉽게 소개되어 있다. 상금으로 받은 100달러로 집 전화기와 하나뿐인 오빠의 CD 플레이어를 사줬다.요즘은 춤에 빠져있다. 7년 전부터 배워왔지만 이제야 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면서 발레, 탭댄스, 재즈 댄스 등에 몰두하고 있다. 아직 경연 대회는 나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구슬땀을 흘린다.
장래 하고 싶은 일은 막연히 자유롭고 재밌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 한참 고민한다. 초등학교 때 레몬에이드를 팔아 9.11 희생자들을 위한 모금도 하고 손에 낀 암스트롱의 팔찌의 의미로 잘 아는 크리스틴. 아직도 그림 그릴 것이 너무 많기에 굳이 꼭 집어 뭐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 하얀 도화지 같은 소녀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