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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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인사회의 관심은 집값

2005-06-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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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이자율이 오른다고 하니까 집값은 내리겠지.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데 직장인 월급으로 페이먼트 감당할 수 있겠어?” “거품 터지면 제일 손해보는 게 한인들일 걸? 미국 사람들은 쌀 때 샀지만 한인들은 대부분 비쌀 때 샀잖아.”
요즘 한인들은 모이면 집값 얘기다. 직장에서는 물론 사업장이나 학교 선후배를 만나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부동산 얘기는 빠지지 않는다.
누가 어디로 이사했다는 둥, 타운하우스를 산 누구네는 2년만에 30만달러가 올랐다는 둥,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둥 화제도 무궁무진하다. 물론 나름대로의 시장 전망도 빠지지 않는다.
전문가들도 생각이 제각각인 형국이니 한인들의 의견도 갈래갈래 나뉜다. 요즘은 ‘올라갈 것’이라는 쪽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로 우세한 편이다. 아무래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훼어팩스에 사는 30대 초반의 직장인 이호석씨는 “내려갈 게 확실하다. 시장이 제정신이 아니다”고 단정한다.
메릴랜드에서 건축업을 하는 이일수씨(50)는 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부동산 시장 호황을 이라크전쟁과 연계시키는 김씨는 “이미 쏟아 부은 전비가 3,000억달러인데 정부가 재산세 거둬 이 비용을 감당했다”며 “이제는 집값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얘길 듣고 집을 사지 않아 소외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김정환씨(45)는 “지난해부터 거품 얘기가 나오면서 집값이 진정될 걸 기대했는데 아직도 오르고 있다”며 “최근 1-2년새 집을 장만한 친구들이 슬그머니 부러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올랐다고 크게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집값이 올랐지만 자기만 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0대 직장인 박헌성씨는 “집값이 100만달러로 오른 친구가 있는데 연 재산세가 무려 1만달러”라며 “수입은 빤한 그에게는 큰 부담이더라”고 전했다.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튀든, 한동안 한인들 화제에서 집값 얘기는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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