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애인을 위한 배려

2005-05-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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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1세 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사람이다. 젊어서부터 어머니는 어디든지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신다. 하지만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이제는 걸어다니는 것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이용하신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곳이면 항상 휠체어를 가지고 다닌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밀어드리다 보니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눈에 정말 많이 보인다. 나 역시 예전에는 장애인을 보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내 어머니를 볼 때 정말 힘들게 휠체어에 앉으신다.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안 가는 곳이 없다. 백화점, 스포츠 센터, 음식점, 수퍼마켓 등 안 가는 곳이 없다. 가는 곳마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가족도 한국 식품점에서 장을 보는데 그 중 안 가게 되는 식품점이 있다. 어쩌다 다른 가게 보다 정말 싼 물건이나 특별한 맞춤음식이 아니면 그런 마켓들에는 가지 않는다. 우리가 가고 싶어도 나의 어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가 없는 마켓들이다.
예를 들어 어떤 마켓은 카트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드레일을 해 놓았다. 마켓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면 열어 준다지만 요즈음은 모터 달린 휠체어를 혼자 타고 다니는 장애인이 많이 있는데 그들이 어떻게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업주들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조금만 생각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있을 것 같다.


박용수/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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