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댄스를 함께 추다보면 모녀간의 애정이 새록새록 생긴다는 최희정씨와 딸 보윤양.
대화 통하죠 몸매 가꾸죠‘일석이조’
“엄마와 딸이 친해지는 법이 따로 있나요?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춤추다보면 절로 마음이 통하게 되는 거죠”
최희정(40)씨는 딸 보윤(12)양과 힙합 댄스를 함께 추는 신세대 엄마다. 보윤이가 중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느라 함께 춤추는 횟수가 줄었지만, 한번 기분이 내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심전심으로 신나게 흔들어댄다.
서로의 댄스 동작을 고쳐주기도 하고, 누가 더 예쁘게 잘 추는지 댄스 시합을 벌이다 보면 엄마와 딸 사이 절묘한 교감이 전해지면서 즐거움이 묻어난다는 것.
댄스 경력만 따지자면 보윤이가 엄마보다 3년 선배. 어려서 발레를 배우면 자세가 교정되고 몸매도 예뻐진다는 이유로 최씨는 보윤이를 어린이 발레교실에 등록시켰다.
1년쯤 지났을까. 발레의 기본 동작이 몸에 익숙해진 보윤이는 신나는 음악이 좋다며 힙합 댄스로 바꾸고 싶어했고 최씨는 이를 말리는 대신 적극 밀어줬다고 한다.
초기에는 딸이 올바른 자세를 갖게 하기 위해 발레를 권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윤이의 몸이 유연해지고 리듬감각이 발달되는 게 눈에 보여서다.
이미 모든 춤의 기초가 되는 스텝과 올바른 포지션을 익힌 보윤이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동작도 눈으로 한번, 몸으로 한번 따라하면 금방 익숙한 몸놀림을 보여 한두 시간 신나게 춤추고 나면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한다는 것.
딸을 무용학원에 데려다 주고 클래스를 참관만 하던 최씨에게 ‘나도 한번 배워볼까’하는 생각이 스친건 3년 전. 조금만 계단을 올라도 숨이 차 헉헉거리고 괜히 움직이는 게 귀찮아지는 등 체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실감하던 터였다.
“중년이 되면 여성들은 몸매가 흐트러지잖아요. 근데 딸과 함께 춤을 배운 후로는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몸도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딸과 함께 춤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 엄마와 함께 추는 보윤이의 힙합 댄스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아빠다. 유난히 아빠를 좋아하는 보윤이는 평소엔 아빠랑 꼭 붙어 앉아 TV를 보고 카드게임을 하며 라면을 끓여 먹지만,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어느 새 엄마 곁에 가있다. 춤이 모녀를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유니 모던댄스 공연때 ‘엄마와 함께 춤을’이라는 무대에서 두 모녀는 힙합 재즈 댄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해도 같이 한 무대에 설까 했지만, 1년 사이 엄마와 딸은 춤추는 취향도, 좋아하는 음악도, 그리고 스타일도 달라져 올해는 각기 다른 무대에서 춤 솜씨를 발휘한다.
동방신기와 세븐을 좋아한다는 딸 보윤이가 몸 전체에 웨이브를 넣어 휘돌아 감는 힙합 댄스의 진수를 좋아한다면, 엄마 최희정씨는 섹시하고 강렬한 몸짓이 볼만한 힙합 재즈의 베테랑이 된 것.
그래도 자유스럽고 즉흥적인 춤을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다. 엄마는 모른다며 토라지는 아이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하는 매개체가 있다면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부족은 걱정거리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최희정씨와 보윤이 모녀의 춤 실력은 오는 31일 오후6시30분 이벨극장에서 열리는 유니 모던댄스 자선공연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213)361-7600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