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자체 대학 등 ‘한상 모시기’ 적극
<제3차 한상대회 이틀째>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세계한상대회에 참가중인 지구촌 코리안 경제인들의 주가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의례적인 인사와 선언적인 다짐 정도에 그쳤던 1, 2회와 달리 이번 3회 대회에서는 코고작은 본국의 기업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대학까지도 홍보 및 판촉 부스를 열어놓고 동포 기업인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한상대회 관련기사를 거의 취급하지 않거나 겨우 단신 정도로 취급했던 언론들도 별도 취재팀을 파견하거나 현장 중계팀을 상주시키며 한상 이모저모를 시시각각 전달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상에 대한 이같은 태도변화는 무엇보다 해외 한인들의 경제력과 성장잠재력이 의외로 높다는 것을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의 2회 대회 때 29개에 불과했던 기업전시관이 올해 116개로 무려 4배가량 증가된 것도 한상들의 능력을 입증하는 사례다. 게다가 한상과 별 연관이 없을 듯한 행정기관(제주도 서울시 경기도 등 10여개 지자체)이나 대학들이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가며 전시관을 설치하고 직원을 상주시키며 한상 잡기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한상대회 이틀째(27일) 특별연사로 초빙된 정운찬 서울대총장은 경제학자답게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한국경제 현황을 분석하고 한상들의 기여를 당부한 뒤 ‘서울대 세일즈’를 방불케할 정도로 장시간동안 서울대를 도와달라고 호소,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동포경제인 여러분은 우리경제의 든든한 후원자라며 앞으로도 더 큰 힘이 되어달라고 당부한 뒤 이번 세계한상대회가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또하나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의 경제5단체장과 원로 동포경제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EO포럼에서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동아시아의 경제통합과 한국의 기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화상들의 실체는 매우 부풀려져 있는 반면 한상들의 실체는 다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화상이 동남아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나 적용되는 논리지만 한상은 그런 제약이 없다고 한상의 잠재력을 화상보다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한상의 달라진 위상은 최근 평양에서 열린 해외한인무역협회(OKTA)-북한 대외무역위원회 공동주최 무역상담회(21일-25일)에서도 확인됐다. 미 연방의회의 북한인권법안 통과 등에 반발해 북한측이 ‘북핵 6자회담’에 불응하는가 하면 남북교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 무역박람회 참가자들을 위해 평양에서 중국 심양까지 고려항공 전세기를 보내주고 개성공단에 근무하게 될 북한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월 80달러 선에서 30달러 선으로 대폭 낮추겠다고 발표하며 해외 조선인 무역인들에 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등 극진하게 예우했다는 게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미국 중국 등 42개국 1,300여명의 한인상공인들이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 모여 상생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고 실질적 교역증대 방안을 논의하는 이번 한상대회는 이틀째인 27일에 이어 28일 IT, 유통 등 분야별 세미나와 사업설명회, 전시회,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한상비전포럼 등이 이어지며 폐막에 앞서 전체회의를 통해 ‘제주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서귀포시-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