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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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상식/틴 에이지 운전과 부모의 딜레마 Ⅱ

2004-08-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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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여러 번의 첫 경험을 겪게 되는데 그 중에서 차를 운전함이란 정말로 으뜸가는 첫 경험이 될 수 있다. 나의 경우엔 군(軍)에 있을 때 1968년 형 Toyota 코로나 스테이션 웨건(핸들이 오른 쪽에 있고, 3단 수동기아)을 가지고 운전을 배웠다. 차를 제법 잘 조작할 때까지는 두어 달이 소모되었고 19세에 면허증을 소지하게되었다. 미국과는 달리 오른 쪽 차선에서 달리는 일본의 거리를 교통경찰의 눈을 피해서 때로는 과속질주의 쾌감을 즐기며, 보도에 예쁜 여자가 있으면 머리가 180도 이상 돌아가서 차안에 동승한 친구들의 비명을 자아낸 적 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PX(Post Exchange, 군내 백화점) 사진과에 근무하는 키가 나보다도 큰 파란 눈의 아가씨에게 데이트 신청을 딱지맞고 처절한 심정으로 차안에 탄 나는 순간적으로 악셀을 있는대로 다 밟아 무려 시속 90kph(56.25mph)로 2차선 골목길을 질주했다. 35kph가 제한인 간선도로에서 만일 옆 골목에서 누가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다행이 빨리 냉정함을 찾아 무사히 귀대했지만 성숙한 운전 매너는 나이와 비례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감정 콘트롤이 잘 안되는 어린 나이에는 너무 서두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틴 운전자는(16세 - 19세) 어떤 그룹보다도 사고율이 높다. 최악의 사고율은 16세 운전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운전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어떤 보험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16세 운전자 사고원인의 으뜸은 과속에 있다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16세 운전자들은 다른 차들을 들이받기보단 혼자 충돌함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치명적 사고의 대부분은 사고차량 안에 다른 틴에이저가 타고 있고 차안에 틴 승객수가 늘수록 그 차의 사고율이 높아진다 한다. 놀라운 것은 상상외로 16세 사고운전자중 음주운전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야간 운전 중 16세 운전자가 사고를 낼 확률은 대낮보다 두 배가 된 다고 한다. 이런 통계를 꿰뚫어 보고있는 보험회사가 제시하는 틴 드라이버의 보험료는 차 월 페이먼트를 홋가 할 수 있다. 무사고기록의 기간이 길수록 저렴해지는 보험료지만 고정수입으로 사는 부모에게 자동차경비란 힘겨운 부담이다. 어떤 시기에 자녀에게 운전이란 특권을 부여시킬 것 인가는 경제적, 정신적등 모든 요소를 저울질해서 결정하실 일이다.
만일 부모의 결정이 16세 운전자의 위험 요소를 다 감수해서 운전을 시킨다면 다음을 부탁드리고 싶다.

● 운전교육만 믿지 말라.
Highschool Driver Education은 쉽게 운전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그 교육이 운전자의 바른 자세를 가르쳐 줄 수는 없다. 정말 모범운전자의 자세는 부모가 가르쳐야 한다. 친구들의 무모하고, 반항적이며 스릴을 추구하는 행위가 내 자식을 부추기지 않게 정도(正道, 틴 들은 cool way라고 함.)를 가르쳐야 한다.
● 야간 운전을 제한하라.
어린 운전자들의 치명적인 사고는 대부분 밤 9시부터 자정사이에 일어난다. 9시 이후의 운전은 대부분 놀러나가는 것이다. 나이 또래와 어울리다보면 평상시 얌전한 자녀도 자의 반, 타의 반, wild해질 가능성이 많다. 멀쩡히 앉아 있다 꼭 밤에 세 블록 떨어 진 친구 집에 숙제를 빌리러 간다는 둥, 친구 차가 타이어가 터져 freeway에 서 있다는 둥... 빤한 이유를 늘어놓고 밤에 나가고 싶어하는 착한 내 딸 내 아들이지만 NO일 때는 가차없어야 한다.
● 승객은 절대 no, no, no.....
미숙한 운전자가 철없는 승객(틴 에이지 승객)을 태우고 낮이던 밤이건 운전하는 것은 위험지수가 아주 높다. 모든 틴에이저가 차를 운전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ride를 얻어 타는 경향이 많다. 틴 운전자들의 치명적인 사고마다 나이또래의 승객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될 수 있다면 친구를 태우지 말 것을 주지시킬 일이다.
● 운전연습을 철저히 시키자.
지난 편에 언급했듯이 자동차란 물건은 3,000 파운드에서 6,000 파운드의 무게를 가진 교통수단으로서 시속 70 - 80 mph로 달릴 때 생기는 모멘텀(momentum)이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물체를 조정해서 잘 달리는 것은 어떤 운동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어느 초보운전자나 마찬가지이지만 야간주행, 고속도로주행, 혼잡한 거리주행등 최소 6개월 이상의 연습을 필요로 한다. 초보운전자들은 주변 운전자들로부터 많이 배우게 된다고 한다. 운전태도가 좋은 부모는 좋은 운전습관을 자녀에게 가르칠 수가 있다.
● 안전벨트의 사용을 강조하라.
대형교통 사고의 생존자들의 체험담은 대부분이 항상 신이 도와서...(해석하면 신이 seat belt를 하라고 해서....)이다. 에어백은 seatbelt를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요 오히려 해가될 수도 있다. 나도 seatbelt를 무시했다가 자식들에게 야단 맞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웃으시겠지만 seatbelt를 하면 누군가 나를 편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든다. 어린 운전사 양반들이여 seatbelt를 할지어다.
● 음주운전은 절대로 안돼, 不, NO, Nein, Nyet.....
왜 내가 5개 국어를 사용해서 이 문제를 강조하는 지는 잘 아실 것이다. Alcohol Tolerance Level(주량)이 약한 어린 운전자가 술까지 마신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 안전을 생각해서 차를 선택하라, 차는 폼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초보운전자들은 Brake의 성능이 뛰어나고 충돌을 하더라도 안전할 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들의 철없는 요구에 끌려 고성능의 소형차를 사 준다면 사고나라고 부추기는 결과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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