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주말 모임 한인서핑클럽 ‘서핑 캘리포니아’

2004-07-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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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창조된 집념의 바다사내들

남가주 한인 서핑 클럽인 서핑 캘리포니아(Surfing California)는 흩어져 있는 한인 서퍼들을 한데 모아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가길 소망하는 한인 젊은이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15명 정도가 이제껏 다녀갔지만 꾸준히 파도를 만나러 나오는 회원은 대 여섯 명 정도. 바닷가 아닌 곳에서 만났더라도 가무잡잡한 구리 빛 피부가 건강미를 풍기는 이들이 서퍼임을 알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서핑을 배우려면 적지 않은 세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동호회 창단 멤버들은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 없는 ‘무’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어렵사리 서핑을 터득한 사람들. “시작할 때 누군가 곁에 있어서 정보도 주고 가르쳐줬더라면 아마 훨씬 빨리 배울 수 있었을 거예요.” 강성훈 씨(27, 통관사)의 얘기다. 자신들을 매혹시킨 바다와 파도를 그들은 많은 이들과 나누길 원한다. 서핑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찾아온다면 초보자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며 장비 렌트 등 여러 면에서 도움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들의 표정은 바다를 닮아 싱그럽기만 했다.
서핑을 잘 하기 위해 좋은 훈련은 수영이다. 서핑의 95퍼센트는 실제 파도를 타는 것보다 패들링. 웨이브를 잡으려면 패들링을 해서 파도가 있는 바다 한가운데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해내려면 튼튼한 상체와 지구력이 있어야 한다. 수영장에서의 훈련도 괜찮지만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면 파도 상태가 나빠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체력이 길러진다. 일주일에 3일 정도 장거리와 단거리 수영을 병행하는 운동 스케줄을 짜라고 김동준 씨(30, 재정 상담가)는 조언한다.
CPR 코스를 택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바다는 항상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밖에서 볼 때 작아보여도 실제 파도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서 자주 Laundry Effect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보드에도 자주 맞고 긁혔었어요.”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제법 멋져 보이는 소성호씨(20, 학생)의 고백이다.
서핑만큼 백인이 지배하고 있는 스포츠도 드물다. 서퍼들은 대부분 강하게 연결된 커뮤니티를 이루고 산다. 그렇다보니 처음 보는 이들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닫혀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 추장을 중심으로 하는 보호구역의 인디언들처럼 이들의 로컬리즘은 극심하다. 뉴포트 비치에서 새로운 얼굴이 서핑을 잘 못 하거나 에티켓을 어길 경우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드러내놓고 타박을 받는 경우는 아주 잦다. 잘 지켜보시길. 피어 바로 옆에서는 동네 터주대감인 프로급 서퍼들이 여간해서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는 걸 곧 알게 될 테니. 서핑 캘리포니아 회원들은 로컬들 사이에서도 얼굴이 잘 알려진 바다 사내들, 아니 그들 스스로가 로컬들이다. 초보자들은 필히 이들과 동행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들은 일주일에 토요일 오전 아침 일찍부터 모여 서핑을 즐기고 함께 바닷가에서 바비큐로 점심을 나눈다. 일주일에 한 번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평일 아침에도 서핑을 하고 각자 생활로 돌아갈 때도 많다. 헌팅턴 비치, 엘 포르토, 토랜스 등 가능하면 다양한 파도를 즐기기 위해 여러 스팟을 함께 헌팅 하기도 한다.
서핑을 시작하고 싶은 초보자, 혼자 다녔던 서퍼들도 연락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전화 (626) 260-6110. 이메일 bksk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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