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영입 인사들 ‘칼질’ 주도…각 부처 경험 많은 숙련인력 줄줄이 이탈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주도했던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머스크가 떠난 뒤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연방정부기관들이 두 번째로 받고 있는 권고사직 신청자 수가 1차 권고사직 동의자 수를 훨씬 뛰어넘어 수십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에 있었던 첫 번째 권고사직의 동의자 수인 7만5천여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립보건원(NIH)에서는 감염병, 아동 건강, 유전학 부문 등의 연구소장 6명이 해임되거나 사임했다.
연방항공청(FAA)에서는 최고 항공 교통 책임자 등 10여명의 고위 간부가 조기 은퇴를 택했고, 재무부에서는 정부 재정 시스템 운영에 관여했던 200명 이상의 숙련된 관리자급 인력이 올해 초 권고사직을 수락했다.
연방 정부 전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조기 퇴직과 자발적 퇴직 정책 추진으로 경험이 많고 업무 숙련도가 높은 베테랑 직원들의 사직이 전례 없이 늘고 있다는 게 WP의 진단이다.
수십 년간 재직해 온 간부급 직원들도 갑자기 상부에서 부서와 사무실을 통째로 없애버리면서 사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연방정부 구조조정 작업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가 주도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최소 1억3천200만 달러(약 1천856억원)를 쓰며 트럼프 정권 재창출의 '일등 공신'이 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각종 기밀정보 접근권까지 허용하며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고, 머스크는 실리콘밸리 출신의 젊은 IT 전문가 사단을 각 부처에 파견해 광범위한 정0부 조직 폐지·축소, 지출 효율화, 대규모 정리해고 등을 단행했다.
머스크는 정부 내 다른 장관들과의 갈등과 테슬라의 주가 급락 등 여러 논란 속에 이달 초 본업인 기업 경영으로 복귀했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연방정부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특히 머스크가 이끌었던 DOGE의 직원들은 계속해서 곳곳에서 연방정부에 대한 '칼질'을 주도하고 있다.
CNN 방송은 머스크가 심어놓은 DOGE의 직원들이 향후 수개월에서 수년을 일하면서 정부 구조조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DOGE의 일부 직원들은 머스크와 같은 연방정부 '특별 공무원' 지위로, 1년에 130일로 정부 근무 기간이 제한되지만, 갱신이 가능한 1년 단위 계약직 직원들도 많다. 또 다른 많은 직원들은 정규직 공무원에 준하는 직함과 역할을 부여받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연방총무청(GSA)의 한 직원은 CNN에 "일론 머스크의 사람들이 이미 너무 많이 들어와 있고, 그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므로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가 없는 정부효율부와 연방정부 구조조정 작업이 향후 어떤 모습일지는 그러나 명확하지 않다.
DOGE와 그 직원들이 내각의 다른 장관들과 갈등을 빚거나 사법부 등 외부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경우 기존에 강력한 방패 역할을 했던 머스크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일부 장관들은 DOGE가 자신들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왔다.
반대로, 머스크가 없는 DOGE가 오히려 더 수월하게 구조조정을 계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CNN은 "비난의 표적이었던 머스크가 사라진 덕분에 어떤 면에서는 DOGE의 작업이 더 수월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