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잔슨 거취에 리그 술렁인다’

2004-07-14 (수) 12:00:00
크게 작게
애너하임, 세인트루이스 행 유력

빗 유닛 랜드 잔스이 떠난다. 2001년 쉴링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며 D백스를 월드 챔피온에 올려놓은 바 있는 잔슨은 올 D백스가 조 꼴찌로 전락하는 바람에 팀에서 할 일이 없어졌다.
잔슨은 ‘노 트레이드’조항을 스스로 철회하고 팀에 트레이드해 줄 것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1천6백만불에 달하는 연봉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월드 챔피언 반지를 다시 끼고 싶다는 것이다.
랜디 잔슨이 떠나감으로서 메이저리그의 판도가 바뀔 판이다. 물론 잔슨은 아직 특정 팀에 적극적인 손길을 뻗치고 있지는 않으나 잔슨이 가는 팀이 월드 시리즈에 오를 것만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지역의 자이언츠와 A’s 또한 잔슨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잔슨이 만약 다저스나 애너하임 등에 영입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더욱이 A’s는 잔슨 영입이 유력한 팀으로 애너하임 에인절스등이 거론되고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잔슨 자신은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애너하임 구장에서 20분 거리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잔슨이 애너하임과 계약할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애너하임의 경우는 A’s 투수들과 견줄 수 있는 잔슨의 영입으로 단숨에 우승후보 1순위로 뛰어 오를 수 있다. 브라드미르 거레로의 영입으로 방망이만큼은 이미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팀 으로 꼽히고 있는 에인절스가 잔슨을 영입하면 호랑이 어깨에 날개를 달게 된다.

다저스의 경우도 잔슨 영입에 적극 달려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케빈 브라운을 양키즈에 잃고 선발 투수 부재로 고전하고 있는 다저스로서는 잔슨이야말로 금상첨화,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 잔슨이 보스턴행을 결정하면 옛 동료 커트 쉴링, 페드로 마티네즈 등과 함께 투수왕국을 이루게 된다. 양키즈와 월드 시리즈를 놓고 쟁패를 벌이고 있는 보스턴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도우미다.
잔슨이 뉴욕 멧츠 행을 결정한 다 해도 내셔널리그는 충격에 빠진다. 히달고의 영입으로 이미 내셔널리그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멧츠가 잔슨까지 영입하면 NL 우승후보 1순위로 떠오르게 된다. 소식통은 중부조 1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실한 세인트루이스가 잔슨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스를 흘려보내고 있다. 알베르토 퓨홀즈 등 막강 방망이를 보유하고도 쓸만한 에이스가 없는 세인트루이스가 잔슨을 영입하면 내셔널리그에서는 세인트루이스를 꺽을 수 있는 팀이 없게 된다.


잔슨 영입이 유력한 팀으로 스타군단 양키즈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양키즈는 오프 시즌 동안 알렉스 로드리게즈의 영입으로 화력이 나아진 반면 라저 클레맨스, 앤디 페팃등을 잃고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라이벌 보스턴이 잔슨을 영입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경우, 치명타를 받게 된다. 양키즈는 견제 측면에서도 잔슨과의 계약을 적극 추진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잔슨이 애틀란타나 AL중부조 팀에 트레이드된다해도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멧츠, 플로리다등과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애틀란타는 잔슨과 같은 도우미를 애타게 찾고 있다. 잔슨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는 AL 중부조에 트레이드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잔슨의 거취에 메이저리그가 술렁이고 있다. 물론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잔슨이 D백스에 남아, D백스를 다시 부활시키는 경우지만, 잔슨이 노트레이드 조항을 스스로 철회하며 팀을 떠나길 바라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무튼 A’s 와 자이언츠는 잔슨이 같은 조 라이벌에 계약하지 않기를 손모아 기도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정훈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