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와 함께 시간을

2004-06-1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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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친구 사귈까 걱정이라면…

방학 탈선 막읍시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한인부모들은 가시방석 위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시간이 많아진 아이를 밖에 내보내면 나쁜 친구와 어울릴까봐 두렵고, 집에 가둬놓으면 하루종일 컴퓨터나 두드릴 것이 뻔하고-. 그래서 부모노릇 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관심갖고 대화하면
스스로 마음 열것
감싸려만 들지말고
잘못엔 단호 대응

청소년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을 맞은 자녀의 탈선을 막으려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채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들이 자녀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건전한 놀이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자녀관리법이라는 것.
워싱턴 가정상담소 전양경 총무는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의 열린 대화가 중요하다”면서 “자녀가 원하는 여름방학과 부모가 바라는 방학 계획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열(한미가정문제상담치료센터) 박사는 “방학이면 시간이 남아도는 청소년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무엇보다 부모와의 대화채널이 중요하므로 이제라도 자녀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또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를 나누기 전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관심분야인 마약과 갱, 성 문제 등에 대해 터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훼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산하 학생 등록처의 경 듀갠씨는 “생업에 바쁘더라도 방학중에는 일을 조금 줄여서라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부모가 관심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면 자녀도 마음을 열게 된다”면서 “한인교회들도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신앙심뿐아니라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디 박(훼어팩스 카운티 패밀리 서비스국)씨는 “자녀를 집에 그냥 두기보다는 캠프와 단체 활동에 참가시키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면서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서머 레크레이션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센터와 틴(Teen) 센터의 프로그램도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한인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애정이 지나친 나머지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무차별적으로 들어주기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잘못을 저지를 경우 단호히 꾸짖는 용기와 평소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를 갖도록 지도할 것을 주문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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