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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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양

2004-06-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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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포먼 칼럼

몇 달 전에 전통결혼을 지지하는 시위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중국교회들이 스폰서한 시위대회였다. 수천 명이 넘는 중국계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모인 모임이었다. 교회에서 가까운 길거리에서 펼치는 시위대회에 나도 몇 명의 한인친구들과 함께 참가하였다.
주최측이 시위대회를 긍정적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개인적으로 만든 사인을 제한하여서인지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주최측에서 마련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영어로 ‘Marriage=1 man & 1 woman’이라고 쓰인 빨간 티 셔츠를 입고 같은 메시지가 쓰인 팻말을 들고 참석자들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하여 시위를 하였다. 셔츠 뒷면에는 한문으로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고 쓰여 있었다. ‘결혼’이라는 한자 속에 ‘여’와 ‘남’이라는 문자가 합쳐 있다고 한인 친구가 지적하여 주었다.
어린아이, 젊은 부부, 노인들이 함께 가족단위로 5마일이 넘는 길가에 한 줄로 서서 전통결혼을 지지하였다. ‘전통결혼을 지지하면 경적소리를 내라’라고 쓴 팻말을 보고 지나가는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렸다. 두 시간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진동시킨 자동차 소리는 시청의 관리들의 주의를 끌었을 것이 틀림없다.
어떤 것을 지지한다고 표현할 때, 그 상대되는 어떤 것에 반대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만이 결혼이라는 개념을 인정한다는 것은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면 동성애자들을 증오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전통결혼을 지지한다고 표면으로 나타내면 동성애자들을 증오하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우려하여 이와 같은 시위대회에 참석하기를 꺼리는 것이 이해가 된다.
시위에 나선 수천 명의 중국계 아시안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자신들의 타운이라는 메시지를 정치인들에게 보냈다. 그들의 목적이 조용히 달성되었다. 시위자들로부터 증오스러운 말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증오 섞인 말은 전통결혼 시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외치는 말이었다.
동성결혼에 관한 신문 칼럼을 읽으며 나는 화가 난적이 있다. 동성결혼은 타민족간의 남녀들이 결혼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타민족간에 금지된 결혼이 지금 우리사회에서 용납되어지는 것과 같이 언젠가는 동성결혼도 용납될 것이다라는 코멘트였다. 타민족간의 결혼과 동성결혼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종 카테고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카테고리이다. 생물적인 차원에서 인종 차이는 겉치레 차이이다. 하지만 성별 차이는 깊은 생물체적인 차이이다. 성 차이는 각개인의 DNA 세포에 새겨 져있다.
미국사회에서도 나의 결혼처럼 아시안 여자와의 결혼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인류 역사상 사회집단은 결혼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다. 얼마나 가까운 친척과 결혼할 수 있는가(사촌과의 결혼, 또는 처제와의 결혼), 또는 결혼상대자로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사람과 결혼이 용납되는가(타민족 또는 다른 종족간의 결혼) 하는 규칙을 정하였다. 이와 같은 규칙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바뀌었다. 하지만 인류역사상 결혼의 개념은 항상 남자와 여자 사이의 제도였다.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신 창조자는 남자와 여자를 만들었다. 남자와 여자를 결혼시켜 가정을 만드셨다. 동성결혼을 포함하여 ‘결혼’을 다시 재정의 한다는 것은 마치 ‘북’을 ‘남’으로 재정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혼은 음과 양이다. 그것은 음과 음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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