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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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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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웅 수의사

비틀거리며 혼수상태에 빠진 듯한 고양이
<문> 불임수술을 받은 짧은털의 10년된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데 갑자가 비틀거리며 마치 혼수상태에 빠진 듯한 모양을 합니다. 집안에서만 기르고 있고 소화기·호흡기를 비롯해 아무 질병도 특히 큰 병을 앓았던 병력도 없으며 오줌을 싸는 증상도 전혀 없습니다.
참치통조림을 많이 먹여왔고 가끔씩 상업용 고양이통조림도 먹여 왔습니다. 왜 비틀거리는 건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답>지면상으로 증상을 말씀해 주신 것만 가지고 추측해 볼 때 아마도 신경성 증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가 뒤쪽으로 넘어가는 듯한 증상이라든지 뒷다리를 쭉 뻗는 증상, 또는 운동실조, 동공확대 등의 증상이 있고 혈액검사를 하면 Alanine Transferase, Total Bilirubin이 올라가고 Bun이 내려가면 비타민 B1결핍증으로 진단하게됩니다. 원인은 평소 균형이 잘 잡힌 고양이밥대신 참치통조림만 먹여왔기 때문입니다. 가공하지 않은 참치안에는 비타민 B가 들어있지만 가공할 때에 완전히 파괴되어 통조림만 먹이면 결핍증에 걸리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이 병이 곳곳에서 자주 일어나는 병중의 하나입니다. 치료법으로는 일주일 정도 입원시켜 100mg의 Thiamine을 하루 2회씩 주사하면 완치됩니다.

얼굴 심하게 비비고 털 많이 빠지는 고양이
<문> 7년 된 저희 고양이가 얼굴을 몹시 비벼대며 머리털이 많이 빠지고 눈 가장자리도
뻘겋게되며 진물이 나기도 합니다. 벼룩약을 한 달에 한번씩 쳐줍니다만 왜 그러는지 걱정입니다.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답> 고양이 얼굴 주변에 생기는 피부질환은 주로 벼룩 때문에 일어나기도 합니다만 좋은 벼룩약이 개발된 이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식품 앨러지, 호산구성육아종 증후군, 속립양피부증, 아토피성 피부염등도 거의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효과적인 벼룩약의 발명으로 고양이 피부병의 60%이상이 줄어든 대신 요즈음 외부 기생충 중에서 Cheyletiella라고 부르는 진드기가 고양이 피부병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 중요한 변화의 하나로 피부병중 60%정도가 식품 앨러지 때문에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치료가 잘 되지 않는 피부병일 경우 고양이 백혈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벼룩약을 제약회사 지시대로 한 달에 한 번씩 점약하지 마시고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매 보름마다 발라주시고 세 번째부터 한달에 한번씩 발라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밖에 수의사와 상의해 보시고 지시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애완견이 진드기를 옮아 왔는데
<문> 집에서 키우는 개들이 뒷산에 가서 놀고 온 후 진드기가 생겨 고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개들에게 진드기가 옮기지 않게 할 수가 있는지요.
<답> 캘리포니아는 기후가 너무 좋아 벼룩 못지 않게 진드기도 많습니다. 진드기는 세균성, 바이러스성, 원충성 질병의 중간숙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벼룩보다 처치하기가 더 어려운데 이는 너무도 많은 종류가 있어서 살아가는 습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벼룩과 달라 한번에 알을 수 천 마리씩 낳기 때문에 박멸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간숙주가 여러 야생 동물에 퍼져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귀하께서 사시는 동네에 어떤 진드기가 살고 있는지를 담당 수의사에게 문의해 박멸하tu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진드기는 중간숙주가 3개나 있으므로 박멸에 어려움이 있으며 한번 약을 바르면 97.0%정도 치사율이 높기는 하나 24일 정도밖에 효과가 없기 때문에 판매회사가 말하는 30일 효과가 있다는 광고대로 사용하시지 말 것을 알려드립니다.
진드기는 천정까지 올라가는 능력이 있어서 한번 진드기가 집안으로 옮겨왔다면 집안 소독을 철저히 하셔야 합니다. 또한 잘못하면 귀하의 애견에게 진드기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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