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주 출신 김익환 옹, 성금 1,000달러 기부

2004-05-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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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푼두푼 모은 용돈 북녘에...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온 90세 할아버지가 자녀들이 용돈으로 준 돈을 모아 북한 용천 역 폭발 사고 피해자 돕기 성금으로 내놓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스 필라 헌팅턴파크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익환(90)옹은 지난 6일 노스이스트에 있는 삼원가든 식당에서 정미호 필라 한인회장을 만나 용천 돕기 성금 1,000달러를 기탁했다.

90대 나이를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정한 김 옹은 용천은 나의 고향인 의주의 옆 마을이라면서 고향을 해방 이후에 떠났고 20여 년 째 이민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시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미호 회장은 할아버지 같은 분의 정성과 식품 총연 골프 대회, 서진가든 일일식당 모금액, 한아름 마켓 앞 가두 모금 등에서 걷힌 4,000여달러를 뉴욕 총영사관을 통해 북한 용천 피해 동포들에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감사함을 표시했다. 세 째 아들 김성엽 필라 한인 세탁인 협회 이사장과 함께 전달 장소에 나온 김익환 옹은 용천 폭발 사고를 안타까워하면서
의주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일제 시대 당시 단동 임과 고교를 나와 하면서 만주 중앙 은행에 근무하던 김 옹은 해방과 함께 서울에 와 사업에 뛰어 들었다. 김 옹은 페인트 판매 등 건축 관련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 인천 시 앞 바다 돌 섬과 경기도 광주의 임야 등을 사 두었다. 김 옹은 이를 싯가로 환산하면 수십 억 원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익환 옹은 고향에서 아버지(고 김인직 씨)가 한경직 목사를 모시고 신의주 제 2교회를 개척한 인연으로 서울 영락 교회 장로 직을 오랜 동안 수행해 영락 교회가 속해 있는 한국장로회 신학 대학에 자신의 재산을 모두 기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 옹은 결정 전날 온 가족을 모아놓고 내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자식들에게 나눠주면 장남이 왜 적게 주었느냐고 불평할 것이고, 장남만 많이 주면 나머지 동생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니 모두 신학대학에 기부하겠다고 알려주고 기증서에 도장을 찍었다.

70세가 다 돼 필라에 이민 온 김익환 옹은 펜실베니아 대학에 한국학 강좌가 개설된 것에 긍지를 품고 3,000달러 등 기부금을 보내다가 지난 1999년 부인 백문옥 권사가 타계하자 마지막으로 모아놓았던 재산 2만 달러를 다시 펜 대학 한국학 강좌에 기부했다.

노인아파트에서 손수 밥해 먹고 빨래를 하는 김 옹은 7남매의 자녀들과 16명의 손주, 2명의 증손주들이 함께 살자고 권유했으나 나는 자녀 중에 박사 4명을 배출했을 정도로 너무 축복 받았다’면서 혼자 성경 읽으며 사는 것이 즐겁다며 거절했다. 김 옹의 셋째 며느리 김신혜 필라 한인 음악인 협회장은 시아버지께서는 짜고 맵거나 요리하지 않은 생선 회 등을 전혀 잡수시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게 스스로를 지켜오신 분이라면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인격을 갖추신 분이라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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