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셀 나무] 크게 삽시다

2004-05-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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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인 알폰소 발라드 목사님 부부는 오늘도 사우스 필라델피아에 있는 황폐한 곳으로 출퇴근합니다. 매일 그곳의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급식을 합니다. 마약으로 찌들어진 사람들을 격려하며 성경을 가르칩니다.

지난주에는 필라 시의회 의장 안나 버나 여사, 필라 시 검찰총장 린 아브라함 여사, 경찰 관계자, 필라 시 공무원들과 함께 빗속에서 간략한 주택 매매 서명 식을 가졌습니다. 필라 시 정부에서 발라드 목사님에게 2층 짜리 로우하우스(row house)를 단돈 1달러에 매각하는 행사였습니다. 그 큰 로우하우스는 작년에 마약 판매 본거지로 드러나 출입 금지되었습니다.

그 마약 본거지가 발라드 목사님의 손으로 넘어가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곳으로 변하였습니다. 16년 전 바로 이 근처에서 발라드 목사님 부부는 자신의 아들이 총에 피살된 아픔을 갖고 있었습니다. 목사님 부부는 처음에는 분노로 치를 떨었지만 아들이 흘린 핏자국이 선명한 그곳을 매일 방문하면서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이 부부는 지난 16년간 매일 아들 또래의 흑인 젊은이들에게 빵도 나누어주고 격려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알폰소 발라드 목사님 부부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았습니다. 인자한 흑인 할아버지 할머니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가슴에는 자신의 생명 같았던 아들이 묻혀있습니다. 한과 분노의 씨앗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승화 시키셨습니다. 그리고 팔을 벌렸습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마약 하는 젊은이들을 아들처럼 돌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분들의 인자한 얼굴에서 예수님
을 만납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이처럼 한 맺힌 부부를 큰 사람으로 변화시킵니다. 손양원 목사님과 같은 짧지만 크고 굵게 사신 믿음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들을 붙들고 계신 예수님을 봅니다.

우리 이민자는 많은 상처들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상처가 한이 되어 스스로 분노의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크게 사는 삶은 상처받은 사람이, 손해 본 사람이 오히려 상처 준 사람을 포옹하여 주면서, 용서하여 주면서 살게 합니다. 크게 손해 본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끼친 사람을 위하여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기도하여 주면서 살게 합니다. 폐일언하고 낮은 자가 높은 자에게 복 빎을 받느니라(히 7:7)

십자가 지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내가 먼저 용서하여주고 아픔을 준 사람을 품어주면서 그가 잘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줄 때 십자가가 있는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신앙은 우리를 큰 사람으로 살게 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목사(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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