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효과적인 자녀 교육법 (3)

2004-03-2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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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한글 교육을
클라라 박
CSUN 중등교육과 교수

미국에 이민 온 이상, 한인 부모들은 빨리 영어를 배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한인 1.5세와 2세들에게 가능하면 한글을 가르치도록 권하고 싶다. 주말 한글학교에서든 중·고등학교의 정규 교과과목으로서든, 한국어 교육 기회를 부여하도록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한 한 중·고등학교의 정규 교과과정의 하나로써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자녀교육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원만한 대화로 가능하나 절대 다수가 이민 1세인 한인 부모들은 영어 부족으로 영어권인 자녀를 원만한 대화로 바르게 인도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민 1세 부모들이 자녀들과의 대화 부재 및 갈등에 대한 상담을 해오기 때문에 필자는 이점을 익히 알고 있다.
부모 자식간의 대화의 부재나 갈등은 대체로 영어권 자녀가 한국어권의 부모들과의 대화를 아예 포기하거나 부모의 말을 오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 지적됐듯이, 한인 1.5세 혹은 2세들은 부모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부모와의 언어장벽으로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한두 번 시도하다가 아예 그만 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민 1세 가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로써 비단 한인 가정에서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일례로 멕시코계의 유명한 작가 리차드 로드리게스의 자서전 ‘Hunger of Memory’에서도 부모와의 대화의 단절을 가슴 아프게 지적했다.
한인 이민 1세 부모들이 자녀와의 대화를 계속하려면 자녀들로 하여금 한국어를 배우도록 종용하고, 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는 이민 1세인 부모가 영어를 무난하게 구사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기보다는 훨씬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립학교에서의 한국어 교육을 통하여 부모가 한국어 숙제를 도와줄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자녀들을 한국 문화권으로 이끄는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교육은 한국문화 교육을 수반하기 때문에 자녀들이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부모자식간의 대화의 기회를 많이 늘릴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 근 22년 전 한국어 교육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자녀들을 주말 한글학교에 보내었었다.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자녀들로 하여금 중·고등학교의 외국어 과목으로 택하도록 종용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주말을 조금 수월하게 그리고 과외로 등록금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고교 4년 동안 스페인어를 공부한 세 자녀들이 과연 스페인어에 능숙한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만일 필자의 세 아이들에게 4년 동안 중·고등학교 정규 교과과목으로 한글공부를 시킬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쯤은 한국어에 꽤 능숙해졌으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첫째로, 부모가 모두 한국어에 능숙했기 때문에 가정에서 한국어 교육을 뒷받침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로, 대학에서 한글 공부를 하여 그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나, 중·고등학교 시절 공립학교에서처럼 주 5회가 아닌 주 1회씩 주말 한글학교에서 배운 한글 실력은 한국어 읽기 쓰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한 아이는 UC버클리에서 다른 두 아이는 하버드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기회는 있었지만 그들의 한국어 실력은 크게 향상되지는 못하였다. 필자는 지금도 이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침으로써 자신의 개인적 성취감과 가족, 친지들과의 원만한 대화와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원만하게 하고 일가 친척들과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하며 간접적으로는 부모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줄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의 가치관이나 행동을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이해는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자녀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고 한국문화와 미국문화의 차이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겠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한국인인 까닭에 장래의 직장 동료나 그 밖의 사람들이 당연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주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 가는 무역국가로 손꼽히며 그중 절대량의 무역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어 사용의 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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