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너럭> 입양아동과 재미 한인사회
2004-03-24 (수) 12:00:00
박영수 박사(주 교정국 외래 진료소)
2년 전 샌프란시스코 가주 대학에서 재미한인 이민사상 입양의 역할에 관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1990년 미 전국 인구조사에 의하면, 재미 한인의 숫자는 837,000 명인데, 입양아동의 숫자는 81,430명으로 거의 10%에 육박하고 있지만, 재미한인사회를 다루는 문헌이나 이민역사 문헌에 입양에 의해 이민한 입양아동들에 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생부모와 한국정부에 의해 버림을 당하고, 또한 재미한인 사회 역시 잊어버린 한인사회의 일원인 입양아동과 가족들을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년 전 가주 대학 학생들에게 질문서를 통해 조사를 했는데, 그 중 한 질문은, 미국으로 입양을 온 아이들은 복이 많은 아이들이다? 라는 진술서에 찬반을 묻는 것이었다. 90%가 절대적으로 복이 많은 아이라고 응답을 하였다.
많은 입양아이들은, 자기들을 입양, 자식으로 양육하고 사랑하는 입양부모들을, 자기를 낳고 버린 생부모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여 버림당한 상처에서 오는 노여움을 자기를 사랑하는 입양부모에게 해소하는 경향이 많다.
생부모에게서 버림을 당한 고통이 과연 얼마나 쓰라린지, 당해보지 않은 우리들에겐 쉽사리 알 도리가 없다. 이렇게 뼈가 쓰라린 고통을 가지고 있는 입양아들을 키우는 입양부모들의 일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새크라멘토 지역에 있는 한국계 입양아동들을 가진 미국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한국아이니까, 한국입양아동을 잘 키우려면, 자기들도 한국문화와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서 Friends of Korea의 한국어 및 문화학원에 나와 귀중한 주말시간을 보낸다. 한국입양아동들을 키우는 데는 좋은 부모, 안정된 가정분위기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재미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입양부모들은 어떻게 하던, 재미한인사회와 연관을 맺고, 재미한인사회의 뒷받침을 얻고자 한다.
매년 북가주 해병 용사회에서는 Friends of Korea프로그램지원으로 대표자들을 연말 파티에 모시고, 기부금을 전달한다. 기부금의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지하는 그 마음 자체가 , 한국생부모와 정부에게서 버림을 당한 입양아동들이나, 입양사회에겐 얼마나 그 의미가 큰지 모른다.
한국아이들을 입양한 가정이나, 입양아동들을 보면, 따뜻하게 맞아주고, 한인사회의 일원으로 포용해주는 것이 이들에겐, 너무나 감격적인 경험임을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