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2004-03-24 (수)
크게 작게
미 와인업계 얼굴로 ‘우뚝’

혁신적 유기농법 와인산업 발전 기여
처음으로 저온 발효·스텐레스 탱크 사용
음악·미술·음식등 예술행사도


나파 밸리를 방문한 사람들이 찍어온 사진 속에는 거의 항상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찍은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대충 한두군데만 둘러본 사람들도 몬다비 와이너리에는 꼭 다녀올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자리잡았다.
물론 이곳에서 제공하는 훌륭한 견학과, 음식을 매치시켜 주는 와인시음회,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잘 대변하는 미션 스타일 건축양식 등도 몬다비 와이너리를 찾게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의 로버트 몬다비와 그의 큰아들 마이클 몬다비에 의해 1966년 나파 밸리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수퍼마켓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저가의 ‘우드브리지’부터 최고급 와인으로 손꼽히는 ‘오퍼스 원’에 이르기까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러개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2003년 매출액이 4억5,300만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로버트 몬다비는 미국 와인업계의 대부로 종종 불리는데, 이는 그의 선구자적인 업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나파 밸리에서 처음으로 저온발효를 시작했으며, 스텐레스 스틸 탱크를 사용하였고, 작은 사이즈의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용하였으며, 미 항공우주국과 협력 대기 영상을 사용해 포도넝쿨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겼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이런 모든 정보와 연구결과를 다른 와인메이커들과 공유하여서 미국 와인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점이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가 구분되는 또 한가지는 초기단계부터 자연친화적인 와인 메이킹을 추구해왔다는 점이다.
몬다비 와이너리는 나파밸리에서 약 1,000에이커에 달하는 포도밭에 유기농 공법으로 포도를 키우고 있으며, 가능한 한 화학약품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잡초를 없애기 위해 농약을 치는 대신 괭이질을 한다던가, 벌레와 쥐를 없애기 위해 그들의 천적을 번식시키는 나무를 주변에 심는다던가 하는 일들이다. 몬다비의 이러한 노력과 연구는 다른 와이너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98년 와이너리 중에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환경보존협회에서 상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는 항상 와인과 음식과 예술을 함께 찬미하는 삶을 추구해 왔다.
지난 30년간 몬다비 와이너리에서는 재즈와 클래식 콘서트, 미술 전시회, 그리고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행사가 끊이지 않았다.
남가주에도 코스타메사에 ‘로버트 몬다비 푸드 앤 와인 센터’를 열어서 나파 밸리까지 가지 않고도 와인과 음식, 미술품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지난 2월25일 이곳에 초대되어 점심식사와 함께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나파 밸리를 연상시키는 건물과 복도에 전시된 와인 관련 사진들, 부엌의 규모도 인상적이었지만, 유명 요리사가 우리를 위해 따로 준비한 메뉴, 식당을 장식한 꽃, 그 날의 메뉴를 예쁘게 인쇄한 종이까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날 만난 남가주 세일즈 매니저들인 아트 핀(Art Pinn)과 라이언 스미스(Ryan Smith)는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처음 출시한 피노 그리지오를 소개하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과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몬다비 와이너리가 잘 소개되기를 희망했다.

로버트 몬다비의 와인


우드브리지(Woodbridge)와 오퍼스 원(Opus One)외에도 애로우드(Arrowood), 바이런(Byron), 프랑스 론 품종만을 주로 생산하는 이오(Io), 이탈리안 품종만을 주로 생산하는 라파밀리아(La Famiglia) 등이 미국내 몬다비 소유 브랜드이고, 칠레의 세냐(Sena), 아르볼레다(Arboleda), 칼리테라(Caliterra), 이탈리아의 루체(Luce), 루첸테(Lucente), 단잔테(Danzante), 마르케시 데 프레스코발디(Marchesi de Frescobaldi), 호주의 키랄라(Kirralaa) 등이 관련 브랜드이다.
나파 밸리의 몬다비 와이너리에서는 푸메 블랑, 샤도네, 피노누아, 멜로, 카버네 소비뇽 등 여러 품종을 출시하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카버네 소비뇽이다.
‘나파 밸리’라고 표기된 카버네 소비뇽은 약 23달러, 그 보다 한 단계 위인 ‘오크빌’ 혹은 ‘스택스 립’ 지역이 표시된 카버네 소비뇽은 약 40달러, 그리고 그 이름도 유명한 토캘론(To Kalon)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빚은 리저브 카버네 소비뇽은 약 12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 피노 그리지오
(Robert Mondavi Pinot Grigio)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처음으로 피노 그리지오가 출시되었다.
이로써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는 샤도네, 소비뇽 블랑, 모스카토에 이어 백포도주 품종을 하나 더 늘린 셈이다.
상큼하고 찡한 맛이 여름을 한 모금 입안에 머문 것처럼 상쾌하고 가볍다. 가벼우면서도 맛있는 백포도주를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병당 10달러 미만의 가격에 한인타운 내 수퍼마켓을 비롯한 주변 마켓에서 찾을 수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