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가 미국입국 보증수표 아니다
현 체류신분 살아있어야 변경가능
비자와 체류신분은 아주 기초적인 개념이지만, 이민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혼란스런 말이기도 하다. 비슷한 용도이면서도. 서로 다른 이 두 개념은 이민제도가 이원적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생겼다. 즉 이민업무의 관할 부서가 크게 국토안보부과 국무부로 나누어 있다. 국무부는 영사업무를 통해서 비자발급을 하는 반면, 국토 안보부 소속 이민관련 부서는 입국 심사와 기타 이민업무를 맡고 있다.
-비자란 무엇인가?
▲비자란 해외에 있는 국무부 소속 미 영사관에서 신청자가 제출된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한 다음 내주는 입국사증이다. 비자를 심사하는 영사관의 심사기준은 다를 수 없다. 그렇지만 영사관마다 비자 내주는 비율과 심사의 강도가 다르다. 예를 들면 중국이나 필리핀은 비자 발급이 까다로운 반면, 영국 같은 선진국 공관에서는 비자 심사가 훨씬 수월하다.
-체류 신분이란 무엇인가?
▲체류신분이란 미국 내에서 체류할 때 주어지는 지위이다. 이 체류신분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통해서 받을 수 있다.
첫째, 비자를 받아서 들어오면서, 공항이나 육로 포스트에 있는 이민국(CBP) 심사대를 거쳐서 받게 된다. 이때 체류신분과 기간을 정해 주는 흰색 종이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I-94이다.
한편 미국에서 이민국을 통해서 체류신분을 변경할 수 있다. 가령 방문자 B-1이나 B-2로 입국했던 사람이 나중에 유학생 신분(F-1)으로 바꾸는 것이 한 가지 예이다.
이런 방법으로 체류 변경을 하려면, 반드시 현재 가지고 있는 체류신분이 살아 있어야 한다. 만약 체류신분이 살아 있지 않거나, 혹 체류신분을 위반했다면 신분 변경을 할 수 없다.
-체류신분은 살아 있지만, 비자가 죽을 수도 있는가?
▲그렇다. 체류신분은 살아 있지만, 기간이 만료되어 비자는 이미 죽을 수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에 체류하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체류신분이 모든 것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비자를 받았던 사람이 체류신분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가?
▲비자를 받았다고 모두 미국 입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입국하려면, 입국 심사를 거쳐서 국경에서 체류신분을 받는다. 이 때 이민국은 입국자가 미국 입국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심사한다. 만약 자격을 갖추었다면, 체류신분과 체류기간이 적힌 I-94를 찍어준다. 이때 여권에 붙어 있는 비자의 유효기간이 법이 허용할 수 있는 체류기간보다 짧다면, 체류기간은 비자의 유효 기간만큼만 찍어 준다.
예를 들어, 통상 5년이 주어지는 E-2 비자 유효기간이 1년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입국 심사에서 이민국이 I-94에 찍어주는 체류기간도 1년밖에 되지 않는다. 아울러 여권기간도 체류신분을 받는 것과 상관이 있다.
가령 여권이 다섯 달 밖에 남아있지 않다면, 공항의 이민국 직원은 체류기간을 이 다섯 달만 찍어 준다. 따라서 여권의 유효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하겠다.
-만약 미국에서 체류신분을 변경했다면, 이 체류신분을 갖고 외국에 나갔다가,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외국으로 나갔다가 미국에서 받았던 체류신분과 같은 체류신분을 얻으려면 다시 비자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밖에 있을 때부터 살아 있었고, 아직도 살아 있는 비자를 갖고 들어올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미국에서 받았던 체류신분은 일단 미국을 나가면 효력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외국 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살아 있는 비자가 있어야 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만약 살아 있는 체류신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캐나다나 멕시코 같은 접경국을 여행한다면, 30일까지 비자 없이 살아 있는 I-94만 소지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만약 접경 국가에서 비자 신청을 했다가, 비자가 거부되면 미국에 재 입국할 수 없고, 반드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