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인·중국인 “한국영화 짱”

2004-03-1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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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DVD업소 고객 증가세
작품·스타 선택기준 제각각

한국 영화 DVD가 백인과 중국인 등 타인종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작품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영화들이 한국은 물론 LA 한인사회에서도 상종가를 치고 있는 가운데 타운에 자리잡은 한국영화 판매업소들을 찾는 비한인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8가와 옥스퍼드에 있는 영화전문점 ‘뮤직 컨넥션’의 하대용 사장은 “백인들과 중국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며 “백인들 중에는 업소 인근에서 촬영을 하다 들르는 할리웃 영화산업 종사자들과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고객들은 주로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영화를 작품성에 관계없이 구입한다. 남자 배우 중에는 장동건, 송승헌, 원빈 등이, 여자 배우 중에는 전지현, 김희선 등이 ‘인기 짱’이다. 백인 고객들은 한국에서 히트를 쳤거나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감독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 강재규 감독의 ‘쉬리’ ‘2001년 로스트 메모리’,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서편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등이 잘 나간다. 이들 중에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에서 인기 절정인 영화가 언제 DVD로 나오느냐고 문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컴퓨터 그래픽이 뛰어난 ‘내추럴 시티’ 같은 일부 영화는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음에도 불구,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이들 업소들은 타인종이 많이 찾는 타이틀도 다양하게 구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 사장은 “우리 업소의 경우 비한인이 전체 고객의 약 10%”라며 “연령층은 중국인은 10~20대가 대부분이나 백인들은 젊은 학생에서 50~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DVD는 최신 타이틀의 경우 영어 자막이 들어 있으나 오래 전 출시된 타이틀은 한국어 자막만 제공하기 때문에 타인종 보급에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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