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번째 네이더 효과

2004-03-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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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네이더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 부시와 케리의 박빙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과 지난 200년 대선에서 네이더가 얻은 표를 감안하면 네이더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난 대선에서의 2.7% 득표는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선의 양상에 따라 대세를 뒤집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주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46%, 케리 45%, 네이더 6%로 나왔다. 지난번 네이더를 지지한 9만7,488명의 플로리다 유권자들은 가장 비참한 결과를 안겨다 준 장본인들이라는 질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같은 현상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네이더는 이번 대선에서 지난번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자해 준 유권자들 가운데 많아야 절반 아니면 3분의1 정도만의 지지를 얻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이더의 출마는 선거 결과가 공화당 쪽으로 기울도록 간접 지원할 수 있다. 현재 선거구도를 보면 공화당은 23개 주에서 선거인단 200명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11개 주와 디스트릭 오브 컬럼비아에서 168명의 선거인단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16개 주에서 네이더가 어떤 모양새를 띠느냐에 따라 판세가 변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플로리다와 뉴햄프셔 주를 공화당에 내준 것은 결국 네이더 지지자들이었다. 이러한 형국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고어는 약 4,000표 차로 아이오와를 얻었지만 네이더는 여기서 3만표를 얻었다. 고어는 5만8,000표 차로 미네소타를 확보했지만 네이더는 여기서 12만6,000표를 얻었다. 뉴멕시코에서 고어가 단지 366표 차로 승리를 했지만 네이더는 2만1,000표를 따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다가오는 대선은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공화, 민주 양당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이념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격한 파당성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더가 지난번 대선에서 보다 적은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과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는 대선의 흐름을 뒤바꿀만한 영향력이 있음을 무시해선 안 된다. 더 이상의 실수는 곤란하다.

찰리 쿡/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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