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에 눈뜨는 대학생들

2004-02-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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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부모들에게 고무적인 소식이 있다. 최근 미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이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자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대학 신입생들이 사회 정의와 평등과 같은 이상적인 개념에 몰입해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이번에 전국 26만7,449명의 신입생 가운데 4분의3이 재정적으로 넉넉해지는 데 무척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3년래 최대치다. 아직 39%는 삶의 철학적 가치기준을 높이 사고 있다. 비웃을 일은 아니다. 이들은 그야말로 현실 초년생이다. 팝 그룹에 매료되거나 뒤죽박죽 생활에 익숙해 온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도 머지 않아 학비 등에 직면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변할 것이다.
이상주의적 사고를 하는 신입생들이 현실에 뿌리를 대는 데는 한 두 학기면 충분할 것이다. 게다가 향후 학비 인상에 대한 전망을 들으면 더욱 현실적으로 될 것이다. 부모가 학비를 낸 영수증을 몇 번 보여주면 신입생들은 고풍스런 캠퍼스 건물과 소위 고상한 이론과는 다른 ‘현실’을 배우게 될 것이다.
대학위원회는 지난해 가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4년제 주립대 학비는 50%, 사립대 학비는 42% 증가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대학생을 둔 평균 가정의 소득 증가분에 비하면 무척 높은 인상률이다.
학비는 사실 물가상승률보다도 빠르게 증가했다. 의료비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에 다닌 의사들이 청구하는 의료비보다 학비가 빠르게 인상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번 연례 대학생 조사보고서는 대학생들 사이에 정치적 관심과 보수주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 음주, 흡연, 파티 등은 비교적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는 부모들에게 긍정적으로 뉴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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